How to make a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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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만드는 (작곡하는) 다양한 방법과 순서 - 음악의 스타일, 악기에 따라

강의-작곡, 편곡 2023년 9월 8일

개요

작곡 초보가 궁금해 할 내용으로 오랜만에 작곡, 편곡 강의글을 하나 올립니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작곡가들은 음악을 만들려고 맘 먹었을 때 어느 것을 먼저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막막합니다. 여기에서는 작곡의 다양한 방법과 순서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작곡이란?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작곡이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다 아실겁니다. 영어로는 Songwriting혹은 composition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보컬'이 위주인 음악 혹은 보컬 멜로디와 가사를 만드는 작업에는 Songwriting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작곡 전반에 해당하는 작업은 Composition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냥 쉽게 making music같은 표현도 자주 쓰입니다.

이런 용어들을 통해 대중음악에서 보컬'이 있냐 없냐의 차이가 크고 보컬이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곡과 편곡

보통 국내에서 작곡편곡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음악의 보컬 메인멜로디가 아닌 드럼, 베이스, 피아노, 기타 등의 반주를 만드는 일을 편곡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컬 메인 멜로디를 만드는 사람을 작곡가, 나머지 반주를 만드는 사람을 편곡가라고 부르던 과거의 행태 때문인데 요즘은 공동작곡으로 들어가는 추세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편곡이라는 표현은 약간 틀린 표현입니다. 드럼 패턴 하나를 만들어도 음악을 만드는 모든 작업은 작곡이고, 편곡은 기존의 곡을 새롭게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e.g.)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를 브라스 밴드 형식의 음악으로 편곡, 이루마의 피아노 곡을 기타곡으로 편곡

이 글에서는 추세에 맞게 드럼 킥 하나 찍는 것도 작곡이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의 다양성

음악에는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많이 듣는 대중음악도 여러 스타일의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음악의 종류가 다양하듯 음악에 따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음악의 다양성을 이해할 때 재즈, 클래식, 전통음악 같은 음악의 뿌리를 찾는 것도 좋고 세부 장르를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와 관련된 이전 글을 하나 링크합니다.

음악의 뿌리를 찾아서 구분하는 방법 - 전통음악, 클래식, 재즈
음악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장르(스타일)을 기준으로 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더 큰 구분인 전통음악, 클래식, 재즈음악을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음악의 뿌리를 찾게 되면 음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작곡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됩니다.

https://bonik.me/categorizing-music/

음악을 제작하는 순서

일반적으로 음악을 제작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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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작곡 ➜ 작사 ➜ 녹음 ➜ 믹싱 ➜ 마스터링 ➜ 발표

이 글에서는 작곡가가 일반적으로 관여하는 범위인 기획작곡작사 까지의 범위를 다룹니다.

작곡을 시작하는 순서 - 음악의 요소를 선택

음악의 3요소는 리듬, 멜로디, 화성입니다. 대중음악은 여기에 추가적으로 가사사운드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만들 때 이러한 요소들 중의 하나를 선택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음악의 요소별 비중 따져보기 - 리듬, 멜로디, 화성, 가사, 사운드
대중음악은 음악의 3요소인 ‘리듬, 멜로디, 화성‘에 추가로 ‘가사, 사운드’의 요소도 중요합니다. 음악별로 이러한 요소들의 중요도(비중)는 다릅니다. 이를 잘 따져보면 음악을 이해하거나 만들 때에 어느 곳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https://bonik.me/the-elements-of-music/

1.멜로디 먼저 만들기

멜로디부터 만드는 방식은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작곡 방식입니다. 멜로디가 중요하고, 멜로디에 따라 코드를 붙이는 형태의 곡들은 멜로디부터 만드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재즈나 Kpop 발라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곡들은 순환코드 진행보다는 코드진행이 어려워 화성의 비중도 높은 편입니다.

입으로 흥얼거리거나 악기를 이용해 멜로디를 만들고, 그 이후에 코드 진행, 악기 반주, 가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멜로디를 만드는 동시에 가사를 만들 수도 있고, 코드진행을 만들기 전에 가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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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1 : 기획 ➜ 멜로디 ➜ 코드 진행 ➜ 악기 반주 ➜ 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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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2 : 기획 ➜ 멜로디 ➜ 작사 ➜ 코드 진행 ➜ 악기 반주

2.화성을 먼저 만들기

화성은 코드와 코드 진행을 포함하는 큰 개념입니다. 어려우면 여기서는 코드 진행으로 이해해도 됩니다. 화성을 먼저 만드는 방식은 코드가 반복되는 곡이나 화성의 비중이 높지 않은 곡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댄스음악이나 전자음악 등에서 순환 코드 진행를 사용하는 일도 많습니다. 순환 코드 진행 중에서 히트곡을 많이 낳은 코드 진행을 머니 코드라고 합니다. 순환 코드 진행은 다른 곡에 있는 것을 참고해도 되고,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정리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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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1 : 기획 ➜ 코드 진행 ➜ 멜로디 ➜ 악기 반주 ➜ 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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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2 : 기획 ➜ 코드 진행 ➜ 멜로디 ➜ 작사 ➜ 악기 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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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3 : 기획 ➜ 코드 진행 ➜ 악기 반주 ➜ 멜로디 ➜ 가사

3.리듬부터 만들기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우선, 리듬의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음악 이론에서 템포, 박자, 비트(Beat) 등의 내용들과 함께 리듬의 개념과 종류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듬부터 만드는 음악은 리듬의 비중이 높은 곡에 적합합니다. 기본 리듬이 스트레이트가 아닌 3연음기반(셔플, 스윙)의 곡, 강박의 위치가 일반적이지 않은 곡(레게 등), Riff가 음악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형태의 곡 등이 있습니다.

리듬의 비중이 높은 음악들은 '리드미컬 한 곡', '그루브가 느껴지는 곡'과 같이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음악에서는 개성있는 리듬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복보다 변형이 많이 나오는 곡을 들으면 청자는 리듬 패턴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루브를 느끼기도 힘듭니다.

리듬은 대부분의 악기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드럼 패턴, 베이스 패턴이 될 수도 있고, 기타나 피아노의 Riff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색소폰이나 신스 Lead, 보컬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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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1 : 기획 ➜ 중심 리듬(드럼 혹은 베이스) ➜ 코드 진행 ➜ 악기 반주 ➜ 멜로디 ➜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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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2 : 기획 ➜ 중심 리듬(악기 상관없음) ➜ 코드 진행 ➜나머지 악기 반주 ➜ 멜로디 ➜ 가사

4.가사부터 만들기

피아노나 기타 한 대로 반주해도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이런 곡들은 가사가 굉장히 중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형태의 곡은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이 만듭니다.

가사가 중요한 곡들은 가사를 먼저 만들고, 가사에 멜로디를 붙이기도 합니다. 싱어/송라이터처럼 노래도 되고, 반주도 되는 분들은 이런 방식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랩음악 같은 경우에도 반주 없이 가사 부터 적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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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1 : 기획 ➜ 가사 ➜ 멜로디 ➜ 코드 진행 ➜ 악기 반주

5.사운드부터 만들기

사운드의 비중이 높은 곡들은 악기의 사운드나, Riff의 사운드, 효과음의 사운드를 먼저 만든 후에 작업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음악의 컨셉을 먼저 정하고, 해당 컨셉을 잘 드러내는 사운드를 선택한 후에 다른 요소를 작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돌 댄스음악을 만든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기획사에서 요구한 컨셉은 '치명적인 매력'입니다. '치명적이다'의 뜻은 '생명을 위협하다'이기 때문에 이것은 '위험하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느낌을 쉽게 낼 수 있는 사운드는 '사이렌', '총소리', '낙하하는 소리', '부딪히는 소리', '비명 소리'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사이렌'소리를 여러 종류 사용해서 Lead나 효과음, 타악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컨셉의 곡은 여러 개 있지만 그 중에서도 Exo - Overdose가 대표적입니다. 가사에도 '위험'과 관련된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Exo - Overdose

이런식으로 곡 전반의 컨셉을 명확히 잡으면 사운드의 컨셉도 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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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1 : 기획 ➜ 오디오 샘플 작업 ➜ Riff ➜ 코드진행 ➜ 악기 반주 ➜ 멜로디 ➜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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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2 : 기획 ➜ 신스 프리셋 작성 ➜ 코드 진행 ➜ 악기 반주 ➜ 멜로디 ➜ 가사

6.복합적으로 작업

작곡에 익숙해지면 1-4까지 방법 중 한가지를 사용하는게 아니고, 여러 가지 요소를 동시에 만들게 됩니다. 멜로디+가사가 동시에 나오기도 하고, 코드 진행과 멜로디가 같이 나올 때도 많습니다.

작곡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음악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과 순서를 알아봤습니다. 그럼 작곡 방법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음악의 스타일에 따라

음악 작곡 방법과 순서를 정할 때, 음악의 스타일에 맞게 작곡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라드 곡은 리듬부터 만드는 것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뉴잭스윙 음악은 멜로디보다 리듬부터 만드는 것이 쉽습니다. 밴드 음악의 경우 멤버들이 모여서 합주 형태로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도에 따라

음악마다 중요한 요소가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요소는 곧 음악의 핵심이 됩니다. 멜로디가 중요한 곡은 멜로디부터, 가사가 중요한 곡은 가사부터, 리듬이 중요한 곡은 리듬부터 만들 수 있습니다. 작곡가의 인터뷰를 보면 히트곡 중에 이런 형태의 작곡이 많습니다.

난이도에 따라

경험이 많은 작곡가에게 음악을 만드는 작업은 100%창작이 아닌 수많은 선택입니다. 선택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 쉬운 것(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부터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나에게 맞는 작곡 방법 찾기

윤일상, 박근태, 조영수, 김도훈처럼 여러 가지 스타일의 음악을 다 잘 만드는 작곡가도 있지만 특정 장르만 잘하는 작곡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 작곡가도 있지만 특정 방법만 사용하는 작곡가도 많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작업 속도도 빨라지고 생산성도 좋아집니다. 작곡을 공부할 때 여러 가지 방법들을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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