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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III. 보컬

음악 이야기 2023년 8월 22일

취미 악기 장단점 시리즈

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I. 피아노, 기타
취미로 악기연주를 고려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직업으로 연주하는 전문 연주자와 취미로 연주를 하는 분들은 시작할 때 고려할 요소가 다릅니다. 취미로 악기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고려할만한 내용과 추천정도를 별점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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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II. 드럼, 베이스
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드럼, 베이스 편입니다. 드럼과 베이스는 취미수준에서는 쉽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정확한 리듬을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갈수록 어렵습니다. 또, 밴드에서 주목을 받기 어렵지만 소리에 있어서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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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III. 보컬
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보컬편입니다. 보컬을 제대로 배우면 생각보다 실력이 많이 늘고 목소리까지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용도 적게 들고, 보여주기도 용이하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다만, 높은 수준까지 배우기는 어렵고 오래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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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IV. 작곡
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의 보너스편인 작곡편입니다. 취미 작곡은 스트레스 없이 재미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보컬이나 악기를 이용한 작곡은 보컬과 연주 역량도 올릴 수 있습니다. 뜻 밖의 재능을 발견한다면 수입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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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악기 세번 째, 보컬편

원래는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에 이어서 관악기, 현악기 등을 올리려고 했는데 그 당시에 자료 모으다가 흥이 다 깨져 버렸습니다. 그러다가 까먹고 못 올리던 시리즈인데 최근에 블로그를 옮기면서 다시 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 별다른 자료 조사 없이 경험만으로도 썰을 풀 수 있는 보컬과 작곡을 먼저 올리려고 합니다. 제목에는 악기 연주라고 해놓고 왜 뜬금없이 보컬, 작곡이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음악을 취미로 하고 싶은 분들을 대상으로 쓰는 글이라 보컬과 작곡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컬도 악기처럼 접근하면 좋습니다.

블로그 포스팅할 때도 그렇고, 유튜브 영상 올릴 때도 제가 좀 길게 올리는 경향이 있어서 이번에는 보컬 하나만 다루려고 합니다. 작곡은 다음시간에...

취미로 연주할 악기를 선택할 때 고려할 요소

이전 포스트들과 마찬가지로 기준이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를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가지고 악기별로 분석했습니다.

  1. 악기를 연주했을 때 얼마나 멋있는가?
  2. 악기를 어느정도 수준까지 배우는 것이 쉬운가?
  3. 악기를 구입하거나 배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적당한가?
  4. 악기의 관리가 쉬운가?
  5. 연주를 보여주기가 얼마나 용이한가?


위에 열거한 기준을 가지고 오늘은 보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각자 자신의 상황과 성향에 맞게 장단점을 파악하시고 어떤 악기가 좋을지 선택하면 됩니다.

보컬(V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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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룰 악기(?)는 보컬입니다. 취미 악기로 보컬을 다룬다고 했을 때 독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반응이 예상됩니다.

  • 노래방 자주 다니는데 이미 하고 있는 거 아닌가?
  • 노래는 타고난 사람들만 잘하는 거 아닌가?
  • 그냥 대충 부르면 되지. 배울 필요 없지 않나?
  • 이미 잘하는 사람 너무 많아서 메리트가 없는 거 아닌가?
  • 난 저음은 잘하고 고음만 안되는데?
  • 등등...

위의 반응들의 대답은 전부 "NO"입니다. 보컬을 제대로 배우고 연습한 사람은 배운 적 없는 사람과 많이 다릅니다.

보컬에 대한 오해

노래방은 제대로 된 연습을 하기 힘듭니다.

노래방에서만 노래를 불러본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래방은 잘하는 것도 안들리고 못하는 것도 안들리는 사운드라서 제대로 모니터링 안됩니다. 노래방은 자기가 돼지 멱따는 소리 내고 있다는 걸 잘 모릅니다. 사운드 좋은 곳에서 공연이나 레코딩을 해봐야 진짜 실력을 알 수 있습니다.

노래도 배우면 실력이 많이 늡니다.

가수들도 처음 데뷔 때와 앨범 몇 장 낸 이후의 소리가 다릅니다. 노래 잘 못부르던 꼬맹이들도 대형기획사 보컬트레이너에게 하드 트레이닝 받으면 노래 잘하게 됩니다. 원래 잘하던 사람이 조금 더 잘하는 수준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대형기획사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탑클래스 보컬트레이너에게 트레이닝 받으면 '같은 사람이 맞나?'싶을 정도로 발전합니다.

일반인들 중에 배우지 않고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전국에 실용음악 학교, 학원 겁나 많고 방송국 놈들은 믿으면 안됩니다. TV Show에 나오는 일반인 보컬들은 보컬과 출신이거나 방송 잡힌 이후에 보컬트레이너에게 배운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진짜 전혀 배우지 않고 잘하는 분은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노래방에서 괜찮은 거 같아도 축가하면서 개털리고 레코딩하면서 개발립니다.

일반인들은 고음이 잘 올라가면 노래를 잘하는 거라고 착각하고,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좋은 소리를 내는 사람을 노래 잘하는 거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꼭 전문가에게 배워야만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남에게 배우지 않더라도 혼자서 엄청나게 연구한 분들중에는 잘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음은 잘되는데 고음은 안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노래 실력과 높은 피치를 내는 것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돼지 멱따는 소리로 고음내봐야 듣기 싫죠. 섬세한 컨트롤로 좋은 소리를 내야 좋은 보컬입니다.

저음이 잘된다는 분들은 정말 극소수고, 대부분은 저음도 안되고, 고음도 안됩니다. 여기에서 안된다, 못한다의 뜻은 해당 피치를 내지 못한다가 아니고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의 의미입니다. 저음에서 이병헌 목소리가 나는데 고음에서 갑자기 돼지멱따는 소리가 나오고 그러지는 않습니다.(돼지 소리 피치 엄청 높습니다.)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듣는 이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저음이 잘된다는 분들은 자기가 저음을 잘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고음만 연습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순서가 잘 못되었습니다. 저음에서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쓰는 근육이 고음에서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농구의 덩크슛으로 비유하자면 저음에서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힘이 '점프력'입니다. 점프가 안되는데 팔만 휘둘러봐야 덩크 못하겠죠? 농구 실력을 판단하는데 덩크슛 가능유무만 따지는 것도 말이 안되구요.

Frank Sinatra - Why Try To Change Me Now

아재 느낌 물씬 나는 노래 하나 듣고 갑시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절대 목소리빨이 아닙니다. 목소리 좋은 성우들도 노래 이렇게 못합니다.(물론 악기가 좋기 때문에 대체로 듣기는 좋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노래 스킬이 개쩌는 겁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보컬을 악기에 비유하자면 상당히 좋은 베이스를 가진 베이시스트가 연주를 역대급으로 잘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베이스는 태어날 때 주어진게 아니라 본인이 만드는 겁니다.(나무랑 손재주는 주어집니다.ㅋ)

기타가 베이스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듯 보컬에서도 고음을 낸다고 좋은 악기가 되거나 좋은 연주가 되지 않습니다.

취미로서 보컬은?

1. 악기를 연주했을 때 얼마나 멋있는가? (5/5)

사람은 생각보다 사운드에 민감합니다. 공포영화를 소리를 뮤트하거나 거의 안들리게 줄이고 보면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배경음악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Hz-20,000Hz가 사람의 가청주파수입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 중에서도 사람의 귀는 사람의 목소리가 나는 주파수 영역을 가장 민감하게 듣습니다. 또, 여러 소리가 섞여 있을 때에도 사람 목소리에 더 집중해서 듣습니다. (관련 음향 이론은 등청감곡선과 칵테일파티 이펙트)

또, 목소리에는 가사를 통해 의미를 실을 수 있습니다. 잘 들리는 소리인데 뜻까지 있으니 노래를 잘 했을 때의 효과가 매우 큽니다. (어설프게 본인만 잘한다고 생각하는 정도 말고 진짜로 가수처럼 잘했을 때를 말하는 겁니다.)

2. 악기를 일정 수준까지 배우는 것이 쉬운가? (2/5)

점수가 좀 극단적이죠? 보통의 악기들은 주로 손으로 연주를 합니다. (입으로 부는 관악기도 엄청 어렵습니다.) 반면에, 보컬은 눈에 보이지 않는 횡경막, 성대, 턱, 입, 코 근육을 써야 합니다. 소리를 낼 때 수의근(의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과 불수의근(지 맘대로 움직이는 근육)이 모두 관여합니다.

다른 악기는 큰 돈 들이면 좋은 악기를 가질 수 있지만 보컬은 돈으로 좋은 악기를 가지기도 매우 힘듭니다.

최종적으로 좋은 소리가 나려면 좋은 악기(발성, 목소리)를 가지고, 연주를 잘 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쉽지 않습니다. 두 과정 모두 개인차가 큽니다. 평소에 올바른 발성으로 좋은 목소리를 내는 분들은(성우, 배우) 비교적 수월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평소에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할 때 안좋은 버릇이 있는 경우는 고치기가 정말 힘듭니다. 가수들도 일명 '쿠세'(별로 좋은 말은 아니지만 하도 많이 쓰여서 적어 봤습니다.)라고 해서 '나쁜 습관'을 가진 경우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또, 보컬을 제대로 연습하려면 연습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연습실이 있으면 베스트지만 없으면 연습할 공간을 찾아야 합니다. 가수 김경호처럼 구로공단(지금은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연습하거나 케이윌처럼 8차선 도로나 다리밑에서 연습하거나 휘성처럼 산에서 노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3. 악기를 구입하거나 배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적당한가? (5/5)

좋은 목소리를 갖기는 어렵지만 추가로 돈들어가는 것은 없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보컬 트레이닝 비용도 트레이너 마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다른 악기에 비해 특별히 비싸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보컬 트레이닝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가까운 곳에서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4. 악기의 관리가 쉬운가? (4.5/5)

이 글은 전문 가수가 아닌 취미 보컬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악기의 관리에 있어서 딱히 어려움이 없습니다. 일단 흡연, 음주 삼가고 물 많이 마시고 기관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먼지가 적은 환경이면 됩니다.

뮤지컬 가수분들은 목관리 굉장히 빡세게 하시던데 대중음악 가수 중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도 사실 많긴 합니다. 금연송을 불렀지만 흡연에 진심이었던 신화 형님들 처럼...

5. 연주를 보여주기가 얼마나 용이한가? (5/5)

다른 악기에 비해서 노래는 보여줄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심지어 준비 안됐는데 시키기도 합니다. 노래방 갈 기회도 많고, 크고 작은 공연도 많고, 축가같은 이벤트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컬을 배웠을 때의 엄청난 장점 이 있는데 보컬을 제대로 배우고 연습하면 목소리도 좋아집니다.

목소리의 힘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좋은 목소리는 류준열, 조우진을 주연배우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연기가 잘 되도 목소리가 매력적이지 않은 분들은 주연 잘 못합니다. 얼굴이 괜찮아도 목소리가 안좋으면 별로라는 소리 듣습니다.

좋은 목소리는 듣는 이에게 신뢰감을 주고,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뭔가 부탁을 하거나 컴플레인을 걸 때도 쉽게 무시 당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어린 분들이 보신다면 노래는 안하더라도 좋은 목소리 내는 법은 꼭 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금의 저도 만약 10대, 20대 때의 저에게 한마디 해주라고 한다면 좋은 목소리 만들라는 것과, 전기요금 아깝다고 비트코인 채굴안한 거 (비트코인 거래 생기기 몇 년 전이라는...)다시 생각해보라고 할 거 같습니다. (두 마디네요.)

보컬편을 마치며...

취미로 음악을 할 때 악기별 장단점 - 보컬편을 정리해봤습니다. 블로그에 '노래방 고수로 거듭나기' 시리즈도 올리고 있는데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링크로 대신합니다. 보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글도 읽어보세요.

노래방 고수로 거듭나기 1.노래에 대한 생각 바꾸기

노래방 고수로 거듭나기 2.마이크 테크닉, 음향 이펙터

다음 번에는 악기 연주는 아니지만 작곡에 관해서도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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