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론 1 - 악기 종류와 분류
오랜만에 작곡, 편곡 레슨글을 올리네요. 오늘 주절댈 내용은 작곡, 편곡에 기본 분야 중 하나인 악기론입니다. 악기론은 작곡과같은 곳에서는 과목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고 작곡이나 편곡 수업에 잠깐 배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주로 다루는 클래식 작곡과에서는 두꺼운 책으로 빡세게 배우는 경우도 있는데 제 블로그를 찾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대중음악을 목표로 하는 분들이 더 많으실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음악에 맞게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1. 악기론은 뭔가요?
악기론은 말 그대로 악기에 관해서 배우는 학문입니다. 악기의 종류와 구분, 음역, 소리특성, 연주방법, 편곡에서의 역할 등을 배웁니다. 한 악기를 전문적으로 평생 다루는 사람들도 많은데 악기론을 조금 배웠다고 해서 당연히 그 악기의 전문가가 되지는 않습니다. 악기론은 기본적으로 한가지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배우는 것이 아니고, 작편곡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여러 악기를 전부 연주하고 경험하며 공부해야 할 시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접근을 하면 됩니다. 꼭 책으로 공부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여러 악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더 좋다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재미없게 책보고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2. 악기론을 공부하는 이유
악기론 위에서 말했다시피 여러가지 악기에 대해 배우는 것입니다. 악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작곡, 편곡할 때 해당 악기를 좀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작곡가라는 개념은 멜로디 위주로 만드는 입작곡가 말고 편곡까지 전부하는 작곡가 (composer)를 기준으로 하는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작곡과 편곡의 개념이 좀 특이한데 이에 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여기서 작곡가는 혼자서 멜로디, 코드, 악기구성, 악기의 반주까지 다 만드는 사람이란 것만 알고 넘어가면 됩니다.
작곡가들이 편곡을 할 때 드럼, 기타, 피아노, 베이스를 넣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프린스, 서태지, 신해철, 김사랑, 하림, 정재일, 이적 같은 사람들은 곡도 잘 쓰지만 다룰 줄 아는 악기도 많습니다. 특히 프린스와 정재일은 여러 악기를 세션급으로 연주할 수 있는데 그래서 편곡에 있어서도 각 악기의 쓰임새가 굉장히 다양하고 편곡 수준이 높습니다. 그치만 모든 작곡가, 편곡가들이 그렇게 악기를 다 잘 다루지는 않습니다. 악기에 대해 잘 알고 각 악기의 쓰임새를 정한 다음에 세션에게 맡기는 경우가 더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악기에 대해 잘 알고 있을수록 더 쓸수 있는 기술이 많아지기 때문에 악기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도움이 많이 됩니다.
대중음악에 숱하게 사용되는 기타, 피아노, 드럼, 베이스를 빡세게 공부할 수도 있고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악기를 메인으로 나머지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실제악기말고 신디사이저를 죽어라 파기도 합니다. 자주 안쓰는 악기는 책보고 넘어가든지 스킵하든지 할 수도 있고, 자주쓰는 악기는 훨씬 더 빡세게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것을 훑은 다음에 자신의 분야에 맞게 선택하고 집중하는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처음에 기타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기타 녹음을 하지 않습니다. 곡을 쓸 때 피아노를 주로 사용합니다. 피아노로 작업하고 마우스로 수정하는 것이 손에 잘 맞습니다. 기타는 연습해서 치라고 하면 어려운 거 아닌 이상 칠 수는 있지만 그거 연습할 시간에 곡 하나 더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반지하 살다보니 기타 관리도 힘들고, 조율하고 줄갈기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타를 열심히 쳐도 세션처럼 치려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탓도 있습니다. 다만 기타를 전혀 쳐보지 않은 작곡가들보다는 기타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으며, 세션과 의사소통을 할 때도 문제가 없습니다.
저는 이제 기타를 못치지만 세션한테 요구할 때 "볼륨 스웰을 넣어주세요.", "하모닉스 주법을 넣어주세요.", "스트럼을 8bit말고 16bit으로 해주세요.", "필인을 더블 스탑으로 넣어주세요.", "와우이펙터 넣고 팜뮤트 부탁드립니다.", "필인을 블루스 스케일로 해 주세요.". "파워코드 보이싱을 바꿔주세요.", "슬라이드 바를 이용한 라인 넣어주세요." 이런식으로 요구를 합니다. 만약 제가 기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면 굉장히 추상적인 대화들이 오갈테고 서로 답답한 상황이 생길겁니다.
3. 악기분류표
아래는 악기를 쉽게 구분하도록 만든 악기분류표입니다. 쓰임새에 따른 현실적인 분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악기 분류방법은 한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책에 따라 다른 분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래의 분류표는 대중음악(pop) 기준이며, 큐베이스 mediabay에도 이런식으로 분류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분류 방법이 여러가지이기 때문에 한 악기가 여러가지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대분류 |
소분류 |
아코디언 |
아코디언, 하모니카, 기타(etc.) |
베이스 |
어쿠스틱베이스, 일렉트릭베이스, 신스베이스, 기타(etc.) |
브라스(금관악기) |
프렌치 혼, 신스브라스, 트롬본, 트럼펫, 튜바, 브라스 섹션, 기타(etc.), 색소폰* |
크로매틱 퍼커션 |
벨, 말렛, 팀파니, 우드, 기타(etc.) |
드럼 및 퍼커션 |
드럼셋, 봉고, 콩가, 젬베, 탬버린, 트라이앵글, 카바사, 쉐이커, 벨트리, 캐스터네츠, ...,기타(etc.) |
에스닉 (전통악기) |
종류가 많아서 시대별, 지역별, 국가별로 나눔 에스닉 악기안에서 다시 현악기, 퍼커션 등으로 나눔 (ex. 우리나라의 국악기) |
Guitar / Plucked |
어쿠스틱 기타(스틸 스트링, 나일론 스트링), 일렉트릭 기타, 우쿨렐레, 하프, 기타(etc.) |
키보드 |
클라비넷, 일렉트릭 피아노, 하프시코드, 기타(etc.) |
오르간 |
파이프오르간, 일렉트릭 오르간, 디지털 오르간, 기타(etc.) |
피아노 |
어쿠스틱 피아노, 일렉트릭 피아노, 기타(etc.) |
스트링 |
바이올린(피들), 비올라, 비올론 첼로, 콘트라 베이스, 스트링 섹션, 신스 스트링, 기타(etc.) |
신디사이저 |
아날로그 신스, 디지털 신스, 샘플러, 소프트 신스, 기타(etc.) |
woodwind (목관악기) |
바순, 클라리넷, 잉글리쉬 혼, 플루트, 오보에, 색소폰*, 기타(etc.) |
* 색소폰을 금관악기에 분류한 것을 보고 "이 새끼 졸라 무식하네."라고 생각하신 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색소폰은 원래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원래 목관악기입니다. 다만 악기가 개량되면서 금속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목관악기로 분류했기 때문에 지금도 목관악기로 분류합니다. 클래식 작곡과 시험 출제에 단골 문제죠. 클래식 악보에 보면 색소폰이 목관에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플룻같은 악기도 요새는 나무로 잘 안만듭니다만 색소폰은 소리 자체로 다른 금관악기와 훨씬 비슷하기 때문에 브라스로 분류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고 원래 색소폰이 금관이냐 목관이냐 놓고 다투기도 하고 그럽니다. 저는 시험볼 일도 없고 편곡하는 사람입장에서 색소폰은 이제 금관으로 분류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대중음악에서 일반적으로 브라스 파트라고 하면 그 안에 색소폰이 들어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원래 클래식은 보수 성향이 좀 강하고 대중음악은 그보다는 진보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 신디사이저(신서사이저가 원래 맞는 발음이긴 합니다. 줄여서 신스라고도 많이 부릅니다.)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장치입니다. 베이스소리, 피아노 소리, 스트링 소리, 기상천외한 소리 다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디사이저는 소리를 가지고 분류하지 않고 작동방식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 악기가 아닌 소리도 악기 소리로 쓰일 수 있으며, 요즘에도 많은 악기들이 개발되고 개량되고 있습니다.
* 퍼커션은 실제로 구분방법도 많고 종류도 수백가지가 넘습니다. 퍼커셔니스트가 되고 싶거나 잘 쓰고 싶은 분이라면 퍼커션만 가지고 이 정도 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4. 공명 방법에 따른 악기 분류 [출처 : 음악과 음악녹음 (저자 윤오성)]
음향학에서는 악기를 공명방법에 따라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것 말고도 분류방법은 많습니다만 논문 쓰실 거 아니면 이런거 몰라도 됩니다.
① 에어로폰 (Aerophones) : 성대나 리드를 떨어 공기를 진동시키는 방식 / 목소리, 아코디언, 클라리넷, 트럼본 등
② 멤브라노폰 (Mebranophones) : 막(membrane)의 떨림을 이용해서 소리를 내는 악기 / 드럼, 팀파니, 봉고, 탬버린 등
③ 이디오폰 (Ideiophones) : 현, 막의 진동없이 악기 자체의 진동 또는 공명관을 통해서 소리를 내는 악기 / 심벌즈, 마림바, 자일러폰, 트라이앵글 등
④ 일렉트로폰( Electrophones) : 전기를 이용해서 소리를 내는 악기 / 일렉트릭 기타, 일렉트릭 베이스, 신디사이저 등
5. 대중음악에서 중요한 악기들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내용을 추가합니다. 대중음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악기는 드럼, 기타, 베이스, 피아노 입니다. 대중음악 작곡을 위해서는 위의 4가지 악기를 우선적으로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상 천외하고 희안한 악기 쓰는 것도 좋지만 기본 악기 4개를 잘 해 놓는 것이 실질적으로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각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것도 아주 좋고 각 악기의 교본을 보면서 찍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드럼 : 어쿠스틱 드럼을 위주로 익혀 놓습니다. 각종 스타일 패턴은 물론 드럼 루디먼트를 비롯해 그안에 포함된 플램, 드래그, 3 stroke ruff, buzz같은 것들도 익혀 놓습니다. 거기다가 음색까지 접근하면 더 좋습니다. 고스트노트 및 그루브(레이백, 러쉬, 스트레이트와 셔플, 스윙 등) 개념도 익혀 놓으면 음악 퀄리티가 높아집니다. 드럼은 음악 전체를 끌고가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킥소리 고를 때 몇시간씩 걸리기도 하는 이유가 뭐냐면 킥소리 하나에 따라 그 음악의 장르가 나오기도 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피아노 : 피아노는 발음(소리 내는 것)이 가장 쉬운 악기면서도 음역대가 무지하게 넓은 악기라서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이스 용도로 쓸 수도 있고 화음, 리듬, 멜로디를 자유롭게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작곡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됩니다. 다양한 역할로 사용할 수 있고 음역이 넓기때문에 편곡할 때 피아노로 기본 역할을 만들고 그 역할을 각각의 악기에 부여하는 식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작곡가들은 보통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 중에 하나를 메인악기로 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와 기타가 많습니다. 피아노를 잘 익혀놓으면 MIDI노트 입력에도 유리하고 화성학을 배우기에도 좋은 악기입니다.
EP는 어쿠스틱 피아노를 잘 편곡하는 분이라면 크게 무리가 없이 편곡을 하는데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장르가 soul, funk, RnB같은 urban 장르들입니다. 이쪽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은 EP도 어느정도는 공부하시면 좋습니다. EP는 크게 mark 시리즈 계열의 소리와 더불어, FM 방식의 신스의 대표격인 DX7에서 만든 EP소리 계열이 유명합니다.
기타 : 기타도 쓰임새가 많은 악기입니다. 기타는 현악기이기 때문에 피아노와 굉장히 다릅니다. (피아노 뚜껑열고 손으로 줄잡아가며 연주하는 특수한 상황은 제외)피아노만 쳐보고 현악기를 전혀 안해본 사람이라면 피치 인벨럽에 굉장히 취약한 특색을 보입니다. 피아노와 달리 현악기는 한번의 탄현으로 다른 음을 내는 주법들이 많이 쓰입니다. 레가토나 벤딩, 슬라이드 같은 주법들을 잘 사용하면 음악을 더욱 재밌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작곡가라면 현악기 하나는 좀 깊게 파는 쪽이 좋습니다.
그리고 현악기는 피아노족의 악기보다 기본적으로 훨씬 더 주법이 많습니다. 일렉기타는 어쿠스틱보다 더 많습니다. 비슷한 것들까지 포함하면 일렉기타 주법만 몇 십가지 입니다. 음악에 나오는 멋진 FX소리같은 것들을 기타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기타는 좀 깊게 파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뜨신 분이라서 막 시킬 수 있거나 돈 많아서 언제나 일류세션 쓰실 수 있는 분은 알아서 걸러 들으시길... 어차피 이거 보시지도 않겠지만요.)
기타도 음역대가 넓은 편이고 멜로디, 화음, 리듬 전부 연주가능하며 화성학 배우기에도 좋습니다. 게다가 아직 기타는 MIDI로 제대로 표현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직접 녹음이 가능하다면 작업할 때 그 자체로 커다란 장점이 됩니다. 요즘은 기타 VSTi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기타를 모르는 사람은 제대로 시퀀싱하기 힘듭니다. 기타만 치는 사람들은 기타소리 듣고 모델까지 맞추기도 한다는 점을 사족으로 남깁니다. 그 정도로 매니아들이 많은 악기이기도 합니다.
베이스 : 베이스도 굉장히 좋습니다. 일단 드럼과 함께 리듬파트를 담당하기 때문에 베이스를 잘 연주하면 리듬이 좋은 곡들을 만들기가 수월합니다. 게다가 코드의 루트를 담당하기 때문에 화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베이스를 무지하게 잘 친다는 것은 리듬과 화성을 잘 다룬다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유명작곡가 중에 의외로(? 알고보면 전혀 의외가 아니지만...) 베이시스트 출신 작곡가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서태지와 윤상이 베이시스트 출신 작곡가입니다. 베이스도 현악기이기 때문에 피아노처럼 접근하면 베이스라인이 재미가 없고 현악기를 잘 아는 사람(예를 들어, 기타리스트)이 훨씬 더 재밌게 편곡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디사이저 : 신디사이저는 자신이 원하는 장르에 맞게 빡세게 하거나, 프리셋만 쓰거나, 스킵하거나 하면 됩니다. 전자음악을 한다면 당연히 잘 다루어야 하고, 일렉기반의 댄스음악일 경우에도 신디사이저를 잘 다루는 쪽이 유리합니다. 신디사이저는 기본적으로 소리자체를 만들기 위한 장치이므로 이쪽에 흥미가 없다면 재미도 없고 어렵기만 할 겁니다. 이 쪽도 전문가들은 소리만 듣고 어떻게 하면 그 소리를 만들 수 있을까 궁리하기도 합니다. 바꿔말하면 그 쪽에 별 흥미가 없으면 전자음악판에서는 한수 접고 시작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쪽 분야에 뛰어들려면 신디사이저 뿐만 아니라 음향 편집, 이펙터 들도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스트링 & 브라스 : 스트링과 브라스도 자신이 하는 장르와 전략에 따라 공부하면 됩니다. 대형 프로젝트일 경우 스트링이나 브라스는 가요 작곡가도 전문 편곡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스트링이나 브라스 전문 편곡자가 되려면 공부할 게 상당히 많아집니다.
6. 마무리
악기론과 대중음악에서 중요한 악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여기에 있는 내용은 겉핥기식의 요약본에 해당합니다. 악기론책을 보시면 두께도 상당하고 내용도 굉장히 많아서 놀라실겁니다. 악기는 종류가 무지하게 많기 때문에 음악인들도 처음 들어보는 악기들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무그 박사님(무그 신디사이저 개발자)이 전자음악판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처럼 악기와 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어떤 악기들이 쓰였는지를 먼저 잘 연구해보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음악에 사용되는 악기들을 우선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말하지만 제가 말하는 공부는 책 펴놓고 도서관에서 밑줄그어가며 하는 걸 말하는게 아닙니다.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무슨 악기인지 모르겠다면 아마 그 악기 이름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겁니다. 반면에 이름도 알고 소리도 미리 들어서 알고 있는 악기들은 구분이 훨씬 잘 됩니다. 이름을 모르면 자기 맘대로 이름이라도 붙여가며 구분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제대로 인식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건 제가 좋아하는 언어철학의 핵심이랄까.. 인간은 언어를 기반으로 사유하고 어떤 것이든 이름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름이 없는 것들만큼 불행한게 없죠.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괴물은 이름이 없는데 그것은 작가가 그를 가장 비참한 존재로 만들어내는 장치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박사이름)
다음 시간에는 각 악기별로 유명하거나 좋은 VSTi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 다음에 언젠가 여유가 된다면 각 악기별 시퀀싱 방법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헌데 갈수록 블로그질에 회의를 느끼네요. (퍼가지 좀 마세요. 네이버 블로그, 카페하는 일부 몰지각한 시키들아. 왜 퍼가는 놈들은 죄다 네이버인지...)
#악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