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이야기 - 국내 게임음악

음악 이야기 2010년 9월 7일


명작이라 불리는 수많은  헐리웃 영화들 파이날 판타지, 메탈기어를 비롯한 일본게임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과 심슨같은 에니메이션들

가장 성공적인 멀티미디어 컨텐츠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보통 스토리와 영상미를 꼽는다. 물론 그것들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을 하나 더 언급하고 싶다. 바로 OST다. OST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OST가 스토리만큼 중요하다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임이나 영화 에니메이션 그 어느 매체든 우리나라에서는 그 인식이 조금 더 심한 편이다. 드라마 OST만드는 시간은 일주일이 채 주어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도 제작비가 턱없이 부족해 스트링 리얼녹음이 어렵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vsti와 리얼녹음을 병행하고 피아노로 분위기 있게 넘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OST에 많은 신경을 썼던 작품을 꼽으라면 '연애시대'를 꼽을 수가 있다. 물론 대박이었다. 가사가 스토리와 잘 맞아 떨어짐은 물론 보컬과 세션, 녹음하나하나에 까지 신경을 쓴 것이 티가 난다.

드라마를 준비하는 기간이 길고 OST제작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에서 OST하면 올드보이가 생각난다. 역대 국내 영화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쯤 읽으면 영화가 좋아서 OST가 떴다는 사람이 생길것이다. 틀린말은 아니다. 음악이란 건 반복해서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이 생겨 좋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별것아닌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매년듣기 때문에 더 좋게 들리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음악은 영화와 떨어져 생각해야 할 것이 아니다. '영화가 좋아서 OST가 뜬' 것이 아니고 'OST는 영화의 일부'인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장면을 생각해 보자. 한 남자가 바바리 코트를 걸치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뒷모습이 있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에올리언의 슬픈 음악이 나온다면 실연을 당한 남자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디미니쉬 계열의 어두운 음악이 나오면 아마 그가 살인과 연루된 자로 보일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도리언 계열의 오묘한 마이너 음악을 깔아주면 탐정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음악의 힘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는 것에 있다. 어떤 배우가 어떻게 분장을 하고 어떤 카메라 기법을 사용하여 무엇을 찍느냐 하는 문제와 같은 것이다. 또 어떤 인물이 어떤 대사를 하고 어느 상황에서 사건이 갈등을 일으키고 해결되는가 하는 문제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주로 배우를 캐스팅하고 세트를 제작하는 것에 비해 음악에 들이는 돈은 턱없이 부족하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작곡가와 최고의 세션을 써야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의 작곡가 최고의 세션은 그저 몸값이 비싼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집착이 강한 사람들이고 그 이야기에 맞는 곡을 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투자자와 총감독의 시선전환이 먼저 필요할 것이다. 적당히 돈을 쓰면서 최고의 대가를 바라는 것은 분명 잘 못된 것이다. 그것은 디카로 촬영하면서 영화필름 퀄리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영화계에서는 음악을 대하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기타리스트 이병우를 중심으로 영화음악에 많은 정성을 할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직 게임음악쪽은 아쉬운 점이 많다. 산업규모가 커진만큼 투자 규모도 늘려야 한다.

게임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대부분을 만드는 것처럼 인식되어서는 절대로 좋은 게임이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서비스 되고 있지 않지만 국내 게임중에 샘플이나 vsti소리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었다. 음악 만드는 사람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터무니없이 적은 돈을 투자한 곳에는 그만한 음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아무리 곡을 잘써도 세션녹음이 힘들거나 녹음비가 부족하면 음악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또 게임의 스토리나 분위기를 충분히 언급하지 않고 곡을 의뢰한다면 게임 분위기와 따로 놀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은 전체 게임 퀄리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글의 처음에 언급한 파이날 판타지, 메탈기어등은 OST앨범이 나와있다. 과거 미디음악 시절에도 파이날 판타지는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들을 기용하여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곡들을 만들어냈다.

비록 미디음악이라 음색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것은 악보상으로 봤을 때 완벽하다. 그리고 스퀘어가 돈을 벌면서 음악 쪽의 투자는 더더욱 늘어났다. 동시발음수 제한이 있는 슈퍼패미컴 게임에서도 그들을 풀 세션을 사용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최고의 작곡가와 최고의 세션을 기용하고 여전히 제작비를 아끼지 않는다. 메탈기어의 경우도 파이날 판타지 처럼 OST에 돈을 많이 쓴다.

위닝시리즈와 메탈기어를 만든 코나미사의 게임을 살펴보면 OST가 굉장히 좋다. 위닝10에서 나오는 음악은 왠만한 국내가요보다 더 좋은 퀄리티를 들려준다. 메탈기어2에서도 게임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외국뮤지션들을 기용했다. snake eater 같은 곡을 들어보면 편곡, 리얼녹음, 보컬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이 없다. 리얼과 미디가 센스있게 녹아들어 게임의 퀄리티를 배가 시킨 것이다.

퀄러티 좋은 게임으로 유명한 KOEI사도 마찬가지다. 삼국지1시절부터 그 음악을 담당한 사람들과 그들이 일본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게 되면 눈이 휘둥그레 해 질 것이다.

최근 몇년간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많은 성장이 있었다. 그래픽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스토리에 신경을 쓴 것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게임 음악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음악이 게임을 만드는 중요한 부분중 하나라는 인식이 국내 게임을 제작하는 누군가의 머릿속에 깊게 파고든다면 그 게임은 아마 대박이 날 것이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혹시 의심이 간다면 한번 이런 실험을 해보자.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 작품들 중에서 OST가 기억나지 않는 것이 있을것이다. 그것을 지금 한 번 찾아서 들어보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거부했던 진실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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