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악기연주를 할 때 악기별 장단점 I. 피아노, 기타
취미 악기 장단점 시리즈
취미로 악기연주를 하는 이유
우리나라가 노동시간이 굉장히 많은 나라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주5일제도 어느정도 활성화되고 여가생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악기연주를 취미로 가져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는 건 쉽지만 어떤 악기를 해야 하는지,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지요.
그래서 몇가지 악기를 꼽아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 포스팅에서의 분석은 어디까지나 취미로 음악을 시작하려는 분들이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가장 현실적인 기준을 설정해봤습니다.
우선 취미로 음악을 하는 이유를 먼저 냉철하게 분석해보죠. 취미로 음악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거나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한다거나 악기가 너무 좋다거나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거 다 거짓말입니다. 제일 중요한건 바로 간지!! 뽀대!! 거기에서 콤보로 이어지는 이성꼬시기가 가장 큰 목적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이글 포스팅하는 저만 쓰레긴가요?
취미로 연주할 악기를 선택할 때 고려할 요소
어쨌든 공감하시리라 믿고 계속 포스팅하겠습니다. 앞서말씀 드린 이유처럼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바로 뽀대입니다. 좀 순화해서 '멋'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웬만한 악기는 잘 치면 다 멋있습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것이 있죠. 그것이 바로 난이도입니다. 음악이 직업도 아닌데 미친듯이 어려운 악기라면 연습만 빡세게 하다가 돈만 깨지고 멋도 못내볼 것 아닙니까? 난이도 뿐만 아니라 배우기 쉬운환경에 있는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르칠 사람이 없는 악기라면 연주자체는 좀 쉬운편이라고 해도 배우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 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바로 돈, Money입니다. 취미생활도 좋지만 취미에다가 월급을 다 갖다 바칠순 없는 것 아닙니까?
또 체크해야 할 것이 악기의 관리입니다. 악기는 가전제품하고 달라서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합니다. 악기마다 빡센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취미로 하기에는 좀 어려운 악기도 있습니다.
처음에 말씀 드린대로 가장 중요한 것은 허세를 부리는 겁니다. '나 이런 악기도 칠 줄 알아!'라고 과시하는 거지요. 그러려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쉬워야 합니다. 들고다니기도 힘들고 어디에도 잘 보이지 않는 악기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집에 초대하지 않는 이상 보여줄 일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공연이나 밴드가 목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은 좀 더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서 체크해야 합니다.
앞에말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악기를 연주했을 때 얼마나 멋있는가?
- 악기를 어느정도 수준까지 배우는 것이 쉬운가?
- 악기를 구입하거나 배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적당한가?
- 악기의 관리가 쉬운가?
- 연주를 보여주기가 얼마나 용이한가?
위에 열거한 기준을 가지고 몇가지 악기를 체크해 보겠습니다.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장단점을 파악하시고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Piano
우선 처음으로 이야기해 볼 악기는 피아노 입니다. 기타와 함께 제일 많은 사람이 연주하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추천하는 악기입니다. 항목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별이 높을 수록 긍정적인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1. 악기를 연주했을 때 얼마나 멋있는가? (4.5/5)
남자가 피아노 치면 멋있습니다. 여자가 치면 좀 당연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서 효율이 떨어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멋있습니다.
2. 악기를 일정 수준까지 배우는 것이 쉬운가? (3.5/5)
피아노를 쳤을 때 멋있게 보이려면 Gkey나 Fkey정도의 4화음 뉴에지곡 정도가 딱 적절한 수준이죠. 아니면 자신이 노래하는 곡의 반주를 너무 동요틱하지 않게 반주하는 수준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한곡을 어느정도 연주하는 데에는 한달에서 두달정도면 됩니다. 그 정도씩만 투자하면 간지나는 피아노곡을 뽐낼 수 있습니다. 물론 배우면 배울수록 시간은 단축됩니다.
어렸을 때 피아노 배웠는데 지금은 못치는 분들 정말 많을 겁니다. 그건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안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치게 되어 버린 것은 클래식 피아노를 배운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클래식이 나쁘다는게 아니고 접근 방법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러니까 재미없고 어렵다는 인식만 남아있는 분들도 계시고 조금 기억이 나는 분들도 계실텐데 재즈피아노는 악보못봐도 알파벳만 알고 코드만 알면 훨씬 적은 노력으로 큰 간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음악하는 사람이지만 나중에 자녀가 생기면 동네 피아노 학원은 때려죽여도 안보낼 겁니다. 차라리 실용음악 학원에서 재즈피아노를 가르치든가 아는 후배들한테 개인레슨 받게 할 겁니다. 어쨌든 피아노의 난이도는 다른 악기에 비해 굉장히 쉬운 편입니다. (목표를 높게 잡은게 아니니까요.) 악기 전체로 봤을 때 그냥 누르기만 하면 소리가 난다는 거 자체가 굉장한 겁니다.
3. 악기를 구입하거나 배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적당한가? (3/5)
피아노를 취미로 하고 싶은데 못 그러시는 분들 중에 상당수는 공간과 비용문제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피아노를 취미로 하는 분들에게는 어쿠스틱피아노는 별로 권하지 않습니다. 취미로 하는데에는 전자피아노도 훌륭합니다. 어쿠스틱 피아노는 룸 특성을 많이 타는데 집안에 홀이 있으신 분들은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일단 고가의 그랜드피아노는 탈락, 그 이유는 룸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제대로 소리를 못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만만한 업라이트 피아노는 시중에 나와있는 중고제품 중에 상태 안좋은 것이 정말 많습니다. 가격으로 보나 관리로 보나 부피로 보나 가격대비 성능으로 보나 전자피아노가 훨씬 낫습니다. 추천 모델은 야마하 p시리즈 정도입니다. 60~80만원 정도의 전자피아노면 취미로는 감지덕지 수준입니다. 내장된 음원도 왠만한 중저가 어쿠스틱보다 훨씬 좋은 소리가 납니다.
4. 악기의 관리가 쉬운가? (5/5)
어쿠스틱 피아노는 관리가 어렵습니다. 그 이유가 일단 대체로 엄청 무겁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사갈 때나 가구를 옮길 때 굉장히 거슬립니다. 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조율을 해야하는데 이게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디지털 피아노라면 조율을 할 필요도 없고 무게도 가볍고 부피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 관리가 굉장히 쉽습니다. 피아노 터치를 들먹이면서 어쿠스틱만이 짱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이 글의 대상은 취미로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가요에서 세션녹음할 때도 항상 그랜드 피아노를 쓰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공연할 때는 여기에서 말한 전자피아노랑 비슷한 신디사이저가 훨씬 많이 사용됩니다.
5. 연주를 보여주기가 얼마나 용이한가? (3.5/5)
피아노는 무거워서 들고 다닐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카페라든가 호텔이라든가 bar, 예식장, 교실, 강의실, 강당등에 피아노가 있는 곳이 생각외로 많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타이밍봐서 한두번씩 뽐내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Guitar
다음은 기타입니다. 피아노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악기입니다. 기타도 추천하는 악기입니다. 단, 많은 분들이 중간에 포기하시는데 그 이유도 좀 적어드리겠습니다. 참고해 보세요.
1. 악기를 연주했을 때 얼마나 멋있는가? (4/5)
물론 기타도 잘치면 멋있습니다. 다만 피아노보다 별 반개가 적은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기타는 좀 없어 보입니다. ㅎㅎ 농담같지만 진짜입니다. 후줄근하게 입은 사람이 피아노 칠 때와 기타를 연주할 때를 상상해 보세요. 기타쪽이 훨씬 없어보입니다.
물론 조금만 잘쳐도 이것을 금방 커버합니다. 기타치시는 분들 발끈하지 마세요. 저도 기타 오래쳤습니다. 그리고 없어보일 뿐만 아니라 진짜로 없습니다.
2. 악기를 일정 수준까지 배우는 것이 쉬운가? (3/5)
이것도 피아노보다 조금 떨어집니다. 기타를 시작하는 사람도 정말 많은데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 이유하고 관계가 있습니다. 물론 악기 전체로 놓고 보면 기타는 어려운 악기쪽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아노보다 조금 어려운 점은 소리를 제대로 내는 것이 어렵습니다.
피아노는 그냥 키보드 누르듯이 누르기만 하면 소리가 나는데에 비해 기타는 왼손으로 현을 잘 누르고 오른손으로 잘 퉁겨야 합니다. 양손의 컴비네이션에 따라 좋은 소리가 나느냐 초보들이 좋아하는 '뗅!'소리가 나느냐로 구분됩니다. 그렇다보니 멋있는 연주곡은 어렵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기타는 노래를 위한 반주가 쉬운편입니다. 코드만 잘 외워두면 어려운 key의 곡도 쉽게 반주할 수 있고 transpose(노래방에서 음정 올리고 내리는 거 생각하심 됩니다.)도 굉장히 용이한 장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기타를 의욕에 차서 시작하고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가 소리를 제대로 못내서 그렇습니다. F코드는 잡을 때 (바레코드 라고 하죠.) 검지로 6줄 전체를 눌러야 하는데 이게 그렇게 금방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잘치는 사람이 치는 것처럼 소리가 안나는게 너무 확연하게 들리기 때문에 의욕이 반감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 두시는 분들 중에 대부분은 정식으로 배운적이 없을거라 예상되는데 정식으로 배우는게 훨씬 빠릅니다. 바레코드 잡는 것도 손가락 힘으로 하는게 아니고 요령이 있습니다. 꾸준한 성격이고 노래부르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기타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좀 서정적인 거 좋아하고 기타반주보다 연주에 훨씬 관심이 많은 분들은 클래식 기타를 추천합니다. 나일론 줄이라서 바레코드잡는 것도 더 쉽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틸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하는데 저는 일렉기타나 나일론기타가 초반에는 더 쉽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단, 손이 작은 분들은 클래식기타 어려울 겁니다.
쌩초보에게 기타가 좀 더 어려운 이유가 한가지 더 있는데 바로 조율 때문입니다. 기타는 현악기라서 꾸준히 조율(조현)을 해야하는데 이게 경험이 없고 음감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좀 번거롭고 어려운 일입니다.
아무도 안쓰는 기타 구해다가 한번 쳐보겠다고 조율기 사서 조율해봤자 기타 상태가 안좋으면 조율이 안됩니다. 이런 상태안좋은 기타를 가지고 있어도 상태가 안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가급적 상태가 괜찮은 기타로 시작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초보들이 가지고 있는 기타는 상태가 안좋거나 금방 안좋아질 수 있는 저가인 경우가 많은데 조율까지 힘드니 뫼비우스의 띠가 만들어 지고 그만두는 일이 허다한 것입니다.
3. 악기를 구입하거나 배우는데에 필요한 비용은 적당한가? (3/5)
악기라는게 비싼 건 정말 비싸고 싼건, 그래도 비싸죠. 그나마 가격이 좀 저렴하면 악기의 구색이 잘 갖춰진 것이 기타족의 악기입니다. 물론 좋은 기타는 비싸고 좀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비싼 악기로 시작하는게 좋긴 합니다만 요새는 저가 기타도 괜찮게 잘 나와서 레슨선생님이나 선배하고 같이가서 잘 고르면 괜찮습니다. 요새나오는 20~30만원 정도의 기타를 구입해서 관리를 잘하면 됩니다.
기타레슨은 악기레슨중에서도 거의 최저가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실용음악 쪽 음악레슨 정말 저렴합니다. (클래식 쪽은 많이 받으시던데.. 부럽습니다.) 프로들도 돈을 잘 못벌다보니 레슨을 많이 하거든요. 저도 재미도 없고 손을 놔서 그렇지 사실 음악레슨보다 영어과외가 훨씬 더 많이 벌긴합니다.
4. 악기의 관리가 쉬운가? (2.5/5)
기타는 피아노보다 관리가 훨씬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나무로 만들어진 악기다보니 습도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또 현을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합니다. 공연마다 현을 가는 기타리스트도 많습니다. 그렇게 자주 갈면 줄값이 많이 나가고 취미로 하는 분들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지만 못해도 6개월에 한번 정도는 갈아줘야 합니다. 초보분들은 이 줄을 가는 과정도 번거로울겁니다. 줄 못갈아서 기타접은 분들도 꽤 봤습니다.
5. 연주를 보여주기가 얼마나 용이한가? (4.5/5)
기타의 최고장점은 이겁니다. 일단 크기도 적당하고 케이스도 잘 나와있어서 이동이 굉장히 편리합니다. 들고 다니면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이성을 꼬실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장점입니다. 그리고 친구집에 가거나 동아리방이라든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기타가 굴러다니는 곳이 생각외로 많습니다.
일단 마치며...
아직 악기 두개밖에 안했는데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다른 악기는 나중에 또 포스팅 하겠습니다. 드럼, 베이스, 바이올린(및 현악기), 색소폰, 기타 관악기, 보컬 등의 악기를 더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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