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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에서 이사하려 해도 마땅한 대안이 없네요

Web, 인터넷 2022년 10월 20일

카카오 서버 다운 사태

2022년 10월 15일. SK C&C 데이터 센터에 있던 카카오의 서버가 화재로 인해 다운이 되었고 19일이 되어서야 티스토리 대부분의 기능이 복구가 되었습니다. 구글이나 MS의 서버는 문제가 생겨도 몇 시간 정도면 복구가 됐던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의 티스토리 서버 복구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다음이 티스토리를 인수했을 때는 사용자들 사이에 나름 메이저 시장 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다음이 카카오로 넘어갈 때는 꽤 우려도 많았습니다. 물론 다음에서 관리할 때부터 불만은 많았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에 소흘하고 웹표준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최소한의 지원만 해주는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모바일 지원이나 2차 도메인 사용자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고, 작은 이벤트 하나 열지 않습니다. 이 글도 마크다운으로 작성하다가 도저히 못 써먹겠다 싶어서 기본모드로 바꿨네요.

개인적으로 카카오를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개발자 위주의 회사라기보다 사업과 영업에 훨씬 비중을 두는 느낌의 회사입니다. 과거 카카오톡도 네이버의 라인이나 다음의 마이피플보다 기능이 딸리는데 이름을 잘 짓고 홍보를 잘해서 세력이 커진 메신저라 저같은 성능 위주의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그것에 별로 정이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가지고 장사를 잘하긴 하지만 API편의성이나 기능확장측면으로 보면 디스코드나 텔레그램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맨날 욕쳐먹는 네이버보다도 개발자에 덜 친화적인 회사라서 가뜩이나 별로였는데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만...) 이렇게 큰 사고가 터지니 예전에 갈까말까했던 이사를 또 고려하게 되네요.

블로그를 하는 이유

블로그로 이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다른 블로그의 장단점은 뭐가 있나 따져보기 전에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이유에 대해 정리를 해 봤습니다.

01. 음악 작업, 레슨 홍보 (40%)

  • 최근에 개인작품활동을 거의 안하고 있긴하지만 비율로 보면 작업물, 레슨 홍보가 가장 비율이 높고 이건 어느 플랫폼이든 검색이 많이 되는 쪽이 유리하니 1순위는 네이버블로그가 되겠군요. 그치만 네이버 블로그는 단점이 너무 많고 다 똑같이 생겨서 재미가 없습니다.

02. 애드센스 수익 (30%)

  • 여러 광고 플랫폼을 사용해봤지만 뭘 하든 결국엔 애드센스로 돌아왔습니다. 블로그에 음악, 컴퓨터 관련 글이 많은데 다른 광고들은 같은 광고만 계속 나오는 경우가 너무 많고, 유튜브 수익과 같이 볼 수 있는 애드센스가 여러모로 좋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애드센스를 넣을 수 없는 블로그들은 제외할 수 밖에 없습니다.

03. 정보 메모 및 공유 (20%)

  • 여기부터는 이유에 있어서 큰 비중은 없습니다만 글 수로 보면 정보글이 가장 많습니다. 요즘엔 정보글 포스팅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메모어플(Joplin, notion)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포스팅을 별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윈도우보다 우분투를 더 많이 쓰고, 프론트엔드보다는 백엔드쪽을 많이 가지고 놀다보니 포스팅할만한 내용이 별로 없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초창기 때는 커스터마이징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 스마트폰으로 ssh접속말고는 별로 하는 것도 없네요.
  • 컴퓨터 관련 정보글이 많기 때문에 이사를 한다면 마크다운이 제대로 지원되는 블로그나 코드표시가 용이한 블로그가 좋을 것 같습니다. github blolg나 velog등도 괜찮아 보이기는 합니다. velog는 애드센스를 달 수 없어서 아쉽네요.

04. 단순취미 (10%)

  •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이게 가장 큽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나 컴퓨터를 좋아하긴 했는데 성인이 될 때까지 내 컴퓨터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어서 컴퓨터에 한맺힌게 많았습니다. ㅋㅋ 컴퓨터로 하는 건 다 재밌어 보였고, 도메인, 웹사이트, 웹페이지 가지고 노는 것도 꽤 재밌는 취미 생활이었습니다.
  • 요새는 우분투, 파이썬, 미디어 서버(Plex 등), Home Assistant 등이 관심사라 HTML, CSS, PHP, Javascript 이런것엔 크게 시간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블로그보다는 제 서버에서 장난질 하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파이썬을 이용해서 블로그를 만들고 그러는 건 재밌을 거 같긴한데 주객전도 되기 딱 좋아서 콘텐츠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플랫폼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웹사이트 안돌리고 있는 서버가 여러개 있는데 설치형 CMS인 워드프레스나 라이믹스 등을 설치해서 블로그 운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미 다 해본거다 보니 별로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워드프레스는 2008~2009년쯤 써봤을 때 너무 별로여서(지금생각해보면 워드프레스 자체보다 호스팅사가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신경을 안썼는데 지금쯤 많이 발전했겠네요.

블로그 선택 조건

블로그를 선택하기 전에 조건을 정리해 봤습니다. 온전히 제 기준이라 타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 도메인 연결 가능(필수) : 이건 안되는 블로그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 국내 검색에 불이익 없을 것(필수) : 여기서 후보들이 대부분 탈락하네요. 네이버는 자사 블로그나 광고관련 URL을 우선순위에 두는 경향이 심하고, 구글은 콘텐츠의 품질과 사이트의 평판을 심하게 따지기 때문에 이전할 때 중복처리를 잘못해도 망하고, 신생블로그는 평판 올리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 애드센스 적용 가능(필수) : 여기서도 후보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군요.
  • 커스터마이징 가능 : 디자인 커스터마이징, 스크립트 삽입 등에 제한이 없는 것이 좋습니다. 플러그인이 잘 되어 있으면 더 좋겠네요.
  • 유지비 최소화 : 남는 개인 서버가 있어서 호스팅을 사용하지는 않아도 됩니다만 애드센스 수익보다 유지비(도메인, 서버관리, 전기요금 등)가 큰 블로그는 운영할 생각이 없습니다.
  • 마크다운 지원 또는 좋은 에디터 : 마크다운을 제대로 지원하는 것들은 의외의 부분에서 뜬금없는 불편함(github blog등)이 있기 때문에 필수는 아니지만 마크다운도 지원하면 좋겠네요.
  •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기능 : 별로 타인과 소통하는 일은 없지만 최소한 구독 및 댓글 기능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업로드 제약 없음 : 업로드 제약이 심하거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곳은 꺼려집니다.
  • 추후 서비스 종료 위험이 적고 백업기능 지원 : 언제 없어질 지 모르는 플랫폼은 이용이 꺼려집니다.

블로그 후보

서비스형

  • 네이버블로그 : 커스터마이징 제약이 많고 애드센스 못담.
  • 네이버포스트 : 커스터마이징 제약이 많고 애드센스 못담.
  • 티스토리 : 현재 사용 중
  • 브런치 : 커스터마이징 제약이 많고 애드센스 못담. 데이터 백업 기능 없는 듯.
  • 이글루스 : 티스토리에서 이전할만큼 좋지 않음. 네이버 검색 잘 안됨. 마지막 공지 6월9일. 아재느낌 과다.
  • 포스타입 : 정보글 보다는 창작물 위주. 사용한다면 이전보다는 신규생성이 적합
  • Velog : 마크다운으로만 작성, 코드 인용 훌륭하나 애드센스 못 담.
  • Blogger : 구글에서도 버린 수준. 10여년 전에 써보고 쌍욕했는데 여전함. 구글 드라이브 15G제한 적용
  • Tumblr : 성인콘텐츠 제한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검색어에 tumblr을 붙여 야한 걸 찾음. 광고 지원 안함.
  • 미디엄 : 글 관리 어려움. 한글 및 한국어 지원 미흡. 수익 받는 과정 짜증남. 네이버 검색 잘 안됨. 애드센스 불가능.
  • Github blog :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컴덕짓 가능. 마크다운 지원. 이미지 첨부 불편. 블로그 통계 미흡. 댓글 기능 부족. 관리에 시간이 많이 필요함. 운영자놈들 한국어 싫어함. git 사용 필수. 외국계 IT회사 취업이 목표가 아니라면 기존 github에 비해 블로그로서의 장점 잘 모르겠음.

설치형

  • 워드프레스 : 높은 자유도. 테마와 플러그인 다양함. 워드프레스 코어에 대한 공부 필요. 타 설치형에 비해 보안위협이 많음. 한국어 지원 미흡.
  • 텍스트큐브 : 홈페이지 접속도 안됨
  • textyle : XE와 함께 망함.
  • XE3 : 네이버 덕분에 망함. 이제 보안패치도 안됨.
  • 라이믹스 : 현재 사용 중. 높은 자유도. 애드온 및 모듈 개발 부진. 마지막 보안패치(2022.08.16)
  • 그누보드 : 높은 자유도. 라이믹스보다 소스코드 수정 잦음. 라이믹스보다 개발자가 많은 듯 함.(예상) 마지막 보안패치(22.10.17)

결론

  • 이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분명한 장점이 있다면 이사하는 것이 맞는데 티스토리에 비해 강력한 장점이 있는 서비스를 찾지 못함 → 보류
  • 이사를 한다면 어디로?
    원하는 수준의 기능이 있는 블로그들은 설치형임. 이사를 한다면 안써본 그누보드가 그나마 재밌어 보임
  • 그누보드를 썼을 때의 장단점
    장점 : 블로그 선택 조건 전부 만족
    단점 : 서버 설정부터 보안관리까지 직접해야 하기때문에 시간과 정성이 필요함. → 늘 그랬듯이 세팅 끝나고 콘텐츠 작성할 때 쯤 흥미 떨어질게 뻔함. 생긴것부터 맘에 안드는 PHP를 싫어함. 구글에 웹사이트 이전 처리 해야함.
  • 진짜 결론 : 티스토리 API + 스크립트 만들어서 일단 티스토리 주기적 백업하고 나중에 더 좋은게 나오거나 티스토리가 더 망하면 갈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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