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무실, 작업실, 원룸, 옥탑 난방 팁 정리해봤습니다.

삶의 지혜 2022년 12월 13일

저는 5년 전부터 상가건물에 월세로 음악작업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첨에는 폐허였지만 냉난방 상태를 개선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경험담 겸 팁을 올려봅니다. 혹시나 겨울철에 심하게 떠시는 분들이나 난방비 부담에 고통받고 있을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겨울 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적용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01. 단열 성능 체크

혹시 이사 전이라면 집이든 사무실이든 작업실이든 가장 단열공사가 잘 된 곳으로 골라야 합니다. 어떤 난방 종류를 사용하든 최고의 효율은 단열에서 나옵니다. 단열이 잘 되는 건축물과 잘 되지 않는 건축물의 차이는 보온병과 종이컵이 생각날 정도로 큽니다. 단열이 잘 되어 있으면 난방효율 뿐만 아니라 냉방효율도 높습니다.

만약 벽에 인터넷 쇼핑으로 냉동만두 시켰을 때 포장되어 오는 하얀색 스티로폼밖에 없거나 단열이 아예 안된 벽이 많아 보인다면 단열 성능도 나쁠 것입니다.

오래 전에 지은 건물은 흰 색 스티로폼 단열재가 많고, 나중에 지은 집들은 회색이나 분홍색 스티로폼이 많습니다. 회색이나 분홍색이 더 성능이 좋습니다. 단열재는 스티로폼 말고도 종류가 많고, 만약 내단열이 아니고 외단열이라면 단열에 더 신경을 많이 썼을 확률이 큽니다. 외단열 공사비용이 일반적으로 더 비쌉니다.

만약 월세가 아니고 자기 소유의 건물이면 무조건 단열에 투자하는 것이 난방비, 냉방비를 아끼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저의 경우는 가뜩이나 상가옥탑인데 오래된 건물이라 그냥 흰 색 스티로폼으로 되어 있어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처음에 이사올 때 귀찮다고 단열공사 안한 걸 아직까지 후회합니다.

간단 팁 1. 건물주에게 물어보기

건물주에게 어떤 단열재 썼는지 물어보세요. 단열공사에 돈들인걸 자랑하거나 어떤 자재를 썼는지 잘 대답한다면 최소한 중간 이상은 갑니다.

간단 팁 2. 벽 두께 가늠해 보기

또 하나의 팁은 벽 두께를 보는 겁니다. 두꺼운 벽일수록 단열재 두께도 두껍고 콘크리트 자체도 두꺼운 것이 단열에 유리합니다.

간단 팁 3. 온도 측정기 사용

인터넷에서 적외선 온도 측정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천장, 바닥, 벽을 향해 쏴보면 어디로 가장 많은 열교환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햇빛을 고려하지 않은 조건에서)여름에는 가장 온도가 높은 곳, 겨울에는 가장 온도가 낮은 곳이 단열이 잘 되지 않는 곳입니다.(벽, 천장, 바닥 다 쏴보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5.76 주고 산 적외선 온도측정기

[단열 문제 해결]

단열이 잘 안되어 있어도 이미 계약을 했으면 어쩔 수 없죠. 최대한 단열 성능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건물주가 해주든 본인이 하든 단열 공사를 다시 하는게 베스트입니다만 공사하기 어려운 경우가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벽은 셀프로도 쉬운데 바닥이나 천장은 좀 빡셉니다.

그래서 간단한 해결책들을 나열해봤습니다. 벽, 천장, 바닥 중 어디를 보완할건지 찾는게 먼저입니다. 상가나 오피스텔은 천장이나 바닥으로도 열이 많이 빠져나갑니다.

- 천장 : 단열 벽지 등 을 사용.

- 바닥 : 단열매트나 카펫, 러그 등을 활용

- 벽 : 단열벽지, 보온효과가 있는 천 등을 사용.

- 단열벽지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에는 좀 안이쁘지만 벽이나 천장에 뽁뽁이도 좋습니다. 창문에 뽁뽁이는 널리 알려진 팁이라 많이 보셨겠지만 벽이나 천장에 뽁뽁이 하시는 분들은 거의 못봤을 겁니다. 근데 뽁뽁이는 원래 처음에 단열재로 개발됐습니다. 뽁뽁이의 공기층이 전도를 막아줘서 훌륭하고 저렴한 단열재 역할을 합니다. '단열뽁뽁이'라는 것도 팝니다.

- 단열이 잘 안되는 벽에 책꽂이, 제품박스, 행거 같은 것을 두는 것도 단열에 도움이 됩니다.

단열을 위해 냉난방기 옆에 있는 벽에 책꽂이와 박스를 쌓아두었습니다.

02. 기밀성 개선

기밀(氣密) 외부와 얼마나 공기가 통하는지를 나타냅니다. 기밀도 난방효율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창틀이나 문틀, 배관 등을 통해 외부와 열교환이 많이 일어납니다. 창호나 문이 잘 공사된 곳은 기밀성능이 좋지만 아닌 경우에는 보완해야 합니다. 단열과 기밀을 개선하면 난방효율이 크게 좋아집니다. 저의 경우는 단열 상태가 너무 안좋고, 도로 옆이라 시끄럽고, 음악작업실이라 소리도 중요해서 창문을 그냥 다 막아버렸습니다. 현관(2개라 맞바람 가능)으로만 틈틈히 환기합니다.

좁은 틈새를 막아야 하는데 실란트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글루건도 괜찮습니다.

[기밀 문제 해결]

- 문풍지, 문틈막이, 기밀테이프, 실란트, 글루건 등으로 외부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막기

03. 난방기 선택

난방기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전기, 가스, 등유, 에탄올, 화목, 펠릿 등의 재료를 태워서 난방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전기만 사용합니다. 가스나 등유는 공기가 탁해지고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깜빡 잠들었다가 큰 일 날 수 있어서 1인 작업실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에탄올도 위험하고 화목이나 펠릿은 시설공사도 필요한데다가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원료 가격도 들쭉날쭉이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안전상의 이유로 저처럼 전기만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지구전체로 봤을 땐 참 비효율적이지만 편의상 어쩔 수 없습니다.

전기를 이용한 난방기도 온풍기, 카본히터, 라디에이터 등 종류가 많이 있는데 효율로 치면 다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공기를 데워서 천천히 난방하느냐 앞은 뜨겁고 뒤는 추운 복사열 난방이냐의 차이지 열역학 법칙에 위배되는 효율을 지닌 제품은 없습니다

그래도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제품을 하나 꼽으라면 인버터 방식의 냉난방기입니다. 냉매를 통해 외부와 열교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여름에는 실외기에서 뜨거운 공기가 나오고, 겨울에는 차가운 공기가 나옵니다. 만약 에어컨을 아직 안달았거나 교체할 시기가 됐다면 인버터 방식의 냉난방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인버터 방식은 설정온도에 따라 소비전력이 가변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인버터가 아닌 냉난방기에 비해 더 적은 비용이 듭니다.

다만, 냉난방기의 경우 냉방을 위해 보통 벽 높은 곳이나 천장에 설치하기 때문에 기계 본래의 능력에 비해 냉방 효율은 좋지만 난방효율은 좀 떨어집니다.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가고,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책상 및 등은 여전히 춥습니다. 작은 온풍기나 무릎담요, 파티션 난로 등을 이용해서 책상 밑에 보조 난방이 필요합니다. 천이나 파티션 등을 이용해 책상 밑을 코타츠처럼 만들면 적은 소비전력으로 따뜻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난방기 선택 팁]

- 인버터 방식의 냉난방기 선택

- 책상 밑에 무릎담요, 보조 난방기 등 이용

- 일산화탄소 발생 난방기 선택시 일산화탄소 감지기 사용, 환기 필수

04. 난방면적 줄이기

난방(냉방도 마찬가지) 면적을 줄이면 더 적은 비용으로 난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따수미 텐트랑(안써봤지만) 같은 원리인데요. 제 작업실은 총 33.63㎡인데 큰 방이 14.4㎡ 작은 방이 9.9㎡ 입니다. 공간이 크면 어쩔 수 없지만 저처럼 공간을 나눌 수 있다면 필요한 쪽만 난방을 하는 게 좋습니다. 작은 방은 거의 서재로 쓰고 큰 방에서만 주로 작업합니다. 작은 방과 큰 방 사이에 약간의 가벽이 있고, 나머지 빈 공간에는 두꺼운 커텐을 이중으로 쳤습니다. 커텐 사이에는 단열성능 향상을 위해 뽁뽁이도 넣었습니다. 앞서 말한 책상 밑도 난방공간 크기를 줄이면 효과적입니다.

이중 커텐과 뽁뽁이로 난방면적 줄이기

[난방면적 줄이기 팁]

- 커텐, 천, 파티션, 책장 등으로 난방공간 줄이기

05. 습도 올리기

물은 우리가 손쉽게 접하는 물질 중에서 비열이 큰 물질입니다. 과학시간은 아니니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습도가 낮을 때보다 습도가 높을 때 난방이 더 오래갑니다. 따라서 온도만 올리는 것보다 습도를 같이 올리는 쪽이 더 적은 에너지로 난방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겨울은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가습기는 주로 겨울에만 사용합니다. 정확한 측정을 해본 것은 아니기에 확신은 없지만 난방에는 따뜻한 수증기가 올라오는 가열식 가습기가 왠지 느낌도 좋고 조금 더 빠르게 난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 곰팡이에 주의 해야 합니다. 작업실 온도가 22도에서 상대습도가 60%라고 했을 때 외출(퇴근)을 한다고 난방기를 끄면 기온이 내려갑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포화수증기량이 내려가기 때문에 상대습도는 높아집니다. 상대습도가 60%를 초과하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외출(퇴근) 전에 환기를 해서 겨울철 습도를 40% - 50% 이하로 낮추고 퇴근해야 합니다. 단열이 잘된 곳은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에 곰팡이도 비교적 덜 생깁니다.

육아 할 때가 되서야 온습도계 사시는 분들이 많던데 미리미리 사두시길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수치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온습도계도 좋습니다.

[습도관리 팁]

- 난방효율 극대화를 위해 가습기 사용해서 실내습도 올리기

- 곰팡이 방지를 위해 외출(퇴근)전에 환기해서 실내습도 낮추기

- 온습도계 구매해서 온습도 체크

06. 전기사용량 관리

여름이랑 겨울철 되면 인터넷에 항상 "XXX 전기요금 많이 나오나요?" 질문이 올라오더군요. 전기요금이 걱정되면 직접 계산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조금 귀찮지만 몇 번의 클릭과 덧셈, 곱셈만 할 줄 알면 됩니다. 나눗셈도 필요 없습니다.

저는 제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 전력 측정해서 파악하는데 귀찮은 분들은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구요. 겨울에 히터 하나 추가로 사용하면 얼마 정도 더 나올지 계산해보겠습니다.

우선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시면 어떤 종별로 계약되어 있는지, 한달에 전력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거주용 주택은 대부분 주택용(저압)으로 계약되어 있고, 상가나 오피스텔 등은 주택용(고압)이나 일반용으로 계약되어 있을겁니다. 상가에 있지만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일반용에서 주택용(고압)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주택용이 계약전력이 3kW로 적은 대신 기본요금이 쌉니다.

여기서는 해당되는게 가장 많은 주택용(저압) 계약으로 가정하겠습니다. 기존 사용량은 100kWh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전기 사용량 확인 01 - 기존 전기요금 확인

아래 링크를 누르고 [전기요금계산기 바로가기(2022.10.01 개정후]를 클릭합니다.

https://cyber.kepco.co.kr/ckepco/front/jsp/CY/J/A/CYJAPP000NFL.jsp#

주택용(저압), 사용기간, 사용량을 입력하고 [요금계산]을 클릭하면 대략적인 요금이 표시됩니다.

실제로는 TV수신요금 등이 포함되어 조금 더 나올 것인데 계산에 중요하지 않으니 일단 제외합니다. 12월 한 달 동안 100kWh 사용시 기존 요금은 13,300원입니다.

전기 사용량 확인 02 - 난방기 추가시 전기요금 확인

인터넷에서 아무 제품이나 골라서 소비전력 확인해봤습니다. 이 제품 써보지도 않았고, 제조사와 저는 아무 관계도 아닙니다.

소비전력 600W 확인

위 제품은 소비전력이 600W로 나옵니다. 커피포트, 헤어드라이기 등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할 때는 전기를 상당히 많이 씁니다. 600W인 것을 보니 작은 책상 밑이나 텐트 안에서 사용하는 정도일 것 같네요.

어쨌든 소비전력이 600W이고 하루에 4시간, 한달 내내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이 계산하면 됩니다.

600W * 4H * 30 = 72,000 Wh = 72kWh

따라서, 한 달 동안 72,000 Wh를 사용한 것이 됩니다. Wh를 kWh로 바꾸면 72kWh가 됩니다. 기존 사용량인 100kWh에 더하면 총사용량이 됩니다.

100kWh + 72kWh = 172kWh

여기서 나온 172kWh를 아까 계산기에 다시 넣어주면 대략적인 요금이 계산됩니다.

온풍기 사용 전에는 전력 사용량 100kWh, 요금 13,300원이고,

온풍기 사용 후에는 전력 사용량 172kWh, 요금 22,130원이 됩니다.

하루 4시간, 한달내내 사용했을 때, 기존 요금보다 약 8,830원이 더 나오겠네요.

전기 요금계산은 요금표 숫자 몇 개 외우면 암산도 가능합니다.

https://cyber.kepco.co.kr/ckepco/front/jsp/CY/E/E/CYEEHP00101.jsp

정확한 전력 사용량 측정을 위해 전력측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상품안내에 나와있는 전력사용량과 실제사용량이 다른 경우도 많고, PC처럼 작업 상태에 따라 소비전력이 계속 바뀌는 가전제품도 많습니다.

참고로 제가 산 전력측정기는 대기전력이 큰 값 아니면 잘 안나오네요. 역시 장비는 좋은 걸 사야합니다. 전력측정이나 대기전력차단을 위해 IOT 스마트 플러그 이용해서 원격제어하거나 자동화하는 것도 좋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6.86주고 산 전력측정기

전기를 많이 먹는 장비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대기전력을 줄이거나 조명을 교체해서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용량을 잘 관리하면 전기난방할 때 누진세 타격 받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형광등 사용하시는 분 있으시다면 하루라도 빨리 LED로 교체하시길 추천합니다.

[전기 사용량 관리 팁]

- 전기사용량, 전기요금 계산

- 전기 요금, 사용량 줄이기(계약 종별 변경, 대기 전력 최소화, 가전제품 구매 및 교체시 에너지 효율 고려)

07. 마치며

소규모 작업실, 원룸, 옥탑 등에서 추운 겨울에 고통받는 분들이 0.1도 라도 더 개선하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과학적이거나 잘못된 부분, 추가 팁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추가 자잘한 팁]

- 난방할 때 크게 온도를 올리는 것보다 유지가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할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추울 때는 보일러를 약하게 틀고 외출하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외출시간, 단열 상태, 주변 난방여부, 난방기기 효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테스트 필요)

- 옷 중에서 보온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은 내복입니다.

히트텍은 수증기를 배출하지 않고 옷 안의 습도를 올리는 원리인데 움직임이 적어 땀이 나지 않는 실내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 수면양말도 파워풀합니다.

- 얇은 옷을 여러겹 껴 입으면 공기층이 생겨 보온효과가 좋습니다.

- 체온 유지를 위해 모자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 추울 땐 빡세게 운동하는 것도 좋습니다.

- 그래도 추울 땐 베르그만의 법칙을 떠올리며 후손의 신장을 위해 희생한다고 정신승리하면 한결 낫습니다.

베르그만의 법칙 : 정온동물의 경우 추운 곳에 살수록 일반적 체격이 크다는 내용. (e.g. 북유럽 VS 동남아)

이런 접근은 용불용설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정신승리용이니 자세한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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