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고에 등장하는 몬스터
누구나 지나치다가 한번쯤 봤을 법한 스타벅스의 로고입니다. 눈에도 잘 띄고 색감도 잘 잡아서 잘만든 로고라고 칭찬받는다죠.
가끔씩 로고를 볼 때마다 저 왕관쓴 여자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어(The Mermaid)같기도 하고 사이렌(The Siren)같기도 한데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사이렌쪽에 무게가 실려더군요.
'사이렌이 뭐지?~@.@'하시는 분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나 호메로스의 스팩타클 헐리웃 액션 소설 일리아드를 읽어보시면 어떤 존재인지 아실겁니다. (사실 헐리웃에서 호메로스의 영웅이야기를 많이 본따죠.)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사이렌(The Siren)은 바다에서 매력적인 목소리로 남자들을 유혹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몬스터입니다. 사이렌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물의 정령과 차이가 모호해서 헷갈리거나 물의 정령(The Naiades)과 퓨전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다리가 멀쩡하네요. 몬스터라고 부르기엔 너무 이쁩니다. 예나 지금이나 주연급 캐릭터는 쉽게 전부 드러내지 않는 군요.
아래 악기는 뭔지 모르겠으나 시대상으로 거트(동물 내장으로 만드는 현)이거나 그 이전에 나온 것이기때문에 튜닝및 줄갈이가 상당히 고됐을텐데 부지런하기까지 한 모양입니다.
여기에다가 노래까지 잘한다 이거죠. 얼굴되고 연주되고 노래되고...
모두가 탐내는 인재죠.... 제 점수는요.
그렇지만 사이렌이 항상 위에 등장하는 것과 같다면 몬스터라고 부르지도 않았겠죠. 사실 사이렌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바로 날개가 달려있는 것입니다. 새와 사람이 합쳐져 있는 형태죠.
사이렌은 인류역사 내내 '치명적인 매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5등신 몸매..
또 다른 사이렌은 바로 하체가 물고기처럼 되어있는 것들입니다. 인어가 먼저인지 사이렌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네요. 이 경우에도 상체는 아무래도 벗는게 남자 꼬시기가 수월한가 봅니다.
아래 그림에는 물고기 하체도 있고 사람 다리도 있네요. 이 친구들은 변신 가능한가 봅니다. 그나저나 바로 앞에서 사이렌이 다가와도 별 신경 안쓰고 있는 미남 선원의 카리스마!! 스티븐 시걸의 목꺾기를 할 것만 같은 우람한 팔근육!!
사이렌이 남자를 도망 못치게 다리를 꼭 묶어두고 있네요. 이 친구는 유재석과 달리 '저쪼위에'군요..
전지현 뺨치는 수분함량 최고의 머릿결을 자랑하는 사이렌이 해파리를 물침대 삼아 누워있네요. 얼굴은 좀 되어 보입니다만...
사이렌 중에는 Naga-siren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naga는 뱀이라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로 힌두교나 불교신화에 반인반수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마 게임같은 곳에서 이런 몬스터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사이렌보다 훨 세보이지만 매력따윈 남줘버린지 오래.
스타벅스 로고에 등장하는 사이렌은 물고기와 사람의 혼합형태입니다. 아래 사진은 초창기의 스타벅스 로고입니다.
"That early siren, bared-breasted and Rubenesque, was supposed to be as seductive as coffee itself."
여전히 '유혹적'이라는 의미를 중심으로 사이렌을 사용했습니다. Rubenesque라는 단어는 잘 모르겠는데 루벤이라는 유명한 화가가 있나봅니다. 미술전공하시는 분들이 아시겠죠. 단어까지 있는거 보면 엄청난 화가일텐데.. 모르겠네요.
스타벅스의 창시자 슐츠라는 사람은 Il Giornale(일 지오날레)라는 커피회사를 만들고 다음과 같은 로고를 쓰기도 했습니다. 메신저 머큐리라고 합니다. 상업과 교역의 신이죠. 스피드에 집중한 컨셉이라고 하는데 왜 머큐리일까요. 상업이 발달되어 바쁜 곳에서 장사를 했나봅니다.
이 두개의 로고가 합쳐져서 다음과 같은 로고가 탄생했죠.
이 로고는 다시 아래처럼 바뀌었습니다. 매력적인 배꼽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어디가 매력적이라는 거야.
2006년에 원래의 브라운톤을 살려서 레트로스타일의 로고로 다시 바꿨습니다만 기독교 단체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사이렌이 매춘부처럼 다리를 벌리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실 사이렌이라는 존재 자체가 남편을 바다에 보낸 아내의 근심으로부터 탄생했다고 생각됩니다. 항구에 있는 남편에 대한 걱정과 매춘부에 대한 증오가 사이렌이라는 환상적 존재로 나타난거겠죠. '악마의 역사'라는 책을 보면 사실 인류는 신(神)이전에 악마를 믿었다는 의견이 좀 더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아직도 문명화가 덜 된 아프리카나 남미의 부족들은 악마를 믿는 쪽이 더 많으니까요.
남편이 바다로 떠나기 전에 아내들이 얼마나 잔소리를 하고 걱정을 해댔는지 안봐도 눈에 훤합니다. 그래서 사이렌은 경고의 의미로도 많이 쓰입니다. 경찰차나 앰뷸런스에 있는 사이렌이 바로 그거죠.
요괴나 괴물 이런데에 관심이 많아서 나중에 시간이 나면 남자 물요괴에 대해서도 한번 써보고 싶네요. 갖자기 모습을 자랑하는 사오정이나 캡콤의 뱀파이어 시리즈에 등장하는 Aulbath(해외판: Rikuo), 갓파같은 것들이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해도 일본 게임업체의 사전조사와 배경지식은 진짜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몬스터 도감이었나 귀신도감이었나 그런 책이 있었는데 요새는 그런 책 찾기가 어렵네요. 동서양의 귀신과 몬스터를 그림가 함께 정리한 엄청나게 재밌는 책이었는데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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