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에 대한 풍자가 담긴 랩음악 <디템포(Detempo)-새타령 (닭전)>
재밌는 곡이 하나 나왔길래 소개합니다. 디템포의 새타령이라는 곡인데 풍자와 해학이 맛깔나게 들어있는 음악이네요. 어렸을 때 힙합을 좋아했다가 언제부턴인가 좀 관심이 덜 했습니다. 타블로나 데드피같은 사람은 좋아합니다만, 관심도 없는 '돈자랑'이나 '니들꺼져 내가짱'밖에 없는 가사에는 별 매력을 못 느끼던 차에 오랜만에 재밌는 곡을 만나게 된 것 같네요.
가사에는 욕이 안들어 있지만 내용은 굉장히 비판적이고 정치적입니다. 정권을 대놓고 까는 내용이라 불편하신 분들도 많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이 곡을 듣고 마음에 들었던건 정치적인 방향때문이 아니고 이 곡에 담긴 센스와 아이디어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내용을 위주로 리뷰할 생각은 없고 그냥 음악이야기나 해보려 합니다.
일단 '타령'의 형태를 빌어온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사에 "옛날옛적", "는디~", "뭣혀", "~이냐"처럼 타령에서 쓰이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과거 MC메타가 사투리랩을 한 것처럼 한국어의 맛을 잘 살려 한 랩이라 재미가 있네요. 거기에다 성대모사, 유행어도, 관용표현도 적절히 쓰여 있네요.
이 음악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풍자'가 될 것 같은데 풍자와 funk가 굉장히 잘 어울리네요. 음악적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funk의 형식이 많이 보이는데 (블루스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신나는 오르간, 브라스, 기타 프레이즈들이 Qeustion and Answer 형태로 적절하게 잘 들어가 있네요. 장미여관의 '마성의 치킨' 처럼 기타소리로 닭소리 흉내낸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풍악이라는 단어와 브라스 연주도 딱 맞아 떨어지는게 아이디어가 좋네요. 리얼 브라스는 아닌 것 같은데 리얼이었으면 더 멋있었을... (하긴 그걸 누가 모릅니까.. 예산이....)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ㅎ
프레이즈 같은 것 들어보면 펜타토닉, 블루스 스케일을 많이 쓴 것 같구요. 국악기도 하나 들어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합니다만 이 것도 제 곡이 아니니 괜한 소리고ㅎ, 가끔 정부기관 같은 곳에서 주관하는 '국악과 재즈의 만남' 뭐 이런 것들보다 훨씬 더 잘 만나고 있는 것 같네요.
그 밖에도 악기 패닝이나 랩 더블링같은 것들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납니다.
뮤직비디오도 붓글씨로 쓰고 그린 것들을 가지고 모션그래픽으로 재밌게 풀어냈는데 다른 버전의 뮤직비디오도 있다고 합니다. 뭐 계속 적어봐야 아무도 관심없는 곡분석밖에 안되는 것 같으니 이만 적고 뮤직비디오나 올리겠습니다. 디템포님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큐오넷 보니 보컬 곡도 쓰시는 분이라고 하시던데 음악 재밌게 잘 하시네요.
(오래된 동영상 삭제됨)
새타령(닭전) 가사
작곡 : Detempo
작사 : Detempo
편곡 : Detempo
옛날 옛적 어느 산마을 위에
뭇 날짐승들이 모여 살았는디
아따 그 놈들이 복작복작대는
뽄새가 보통 아닌게 뒷 얘기들이 많아불지
그 뭐시당가 못난놈의 탐관
오리라는 놈들이 무리를 지어 당파
싸움이나 하면서 모이그릇만 챙기더라
해먹는 맛이 굉장히 안정적이라더라
그 오리 놈들의 수장인기
딱 벼슬이 하나 더 달린 닭인디
어제 일을 오늘 기억 허덜을 못하니
대머리독수리가 준 선물도 까묵었지
그 닭 아비 이름이 다카키인가
다가카키인가 나는 알덜 못혀
이런 타령 잘못허면 해체되분다는디
나같은 뻐꾸기를 잡아서 뭣혀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참 거 있잖여 솜털이 보드랍고
귀여운 아가새들이 우물에 꼬꾸라져도
바쁜 벌꿀은 슬퍼도 안하대네?
닭은 일곱시간동안 슬퍼했나 보드라고
그 닭이랑 친한 빨간 둥지에
사는 살이 오를대로 오른 비둘기들은
우물 주위를 막 뒤뚱뒤뚱
엉뚱땅이나 파대고 있으니
또 그 비둘기랑 친한 까마귀란 놈들은
하라는 청소는 안하고 웬 애먼 놈들을
동네 북 삼아서 뚜드려 패고 난리 부르스 뽕짝인데
고래 두들기는 북 이름은 '종북'
거따 그놈의 북소리 맞춰
냄새 뿌리는 구더기 판쳐
멀쩡한 이들을 뭔놈의 물고기라고
우겨대기 바쁘니 이를 어찌할것이냐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풍악을 울리거라
(연주중)
반가운 소식을 알리는 까치들이
요즘 말하는 것 대부분이 카더라
또 욕심 많은 벌새들이 좋아하는
꽃이 뭔가 하니 민영화라 하더라
박쥐박쥐박쥐놈은 동네 장터 국밥 말고
다른것도 잘 말아먹지
밤이 더 길었던 날 햇빛이 들도록
밤새 울었던 '부엉이를 향해' Rest in peace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새가 날아든다
여까지 합시다.
[Credit]
Produced by Detempo
Composed by Detempo
Arranged by Detempo
Lyrics by Detempo
Mixed & Mastered by 이준용 of The Flexi
Artworks by 봉요한
Video director(Motion Graphic ver.) : 봉요한
Video director(Studio Live ver.) : 박종원
#새타령 #디템포 #닭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