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 Fall to Fly 前

음악 추천 2014년 4월 1일
이승환, fall to fly


얼마전에 새벽고딩 이승환 님의 11집 앨범 『Fall to Fly 前』이 발매 됐습니다. 이전 10집 앨범 『Dreamizer』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이승환님 하면 음악에 굉장히 투자를 많이 하고 장인정신 투철하기로 유명하죠. 이승환의 발라드 음악을 좋아하시던 분들은  『Dreamizer』앨범 별로 안좋아하셨지만 퀄리티는 국내 역대 앨범 중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Dreamizer』의 앨범 판매는 별로였는지 이승환님이 자조적인 멘트를 가끔 하시던데 국내 음악 퀄리티 최정상에 있는 앨범이 이런 취급 받는게 좀 안타깝네요.


이번 『Fall to Fly』앨범은 前과 後로 나눠서 발매한다고 하는데 前이 잘되야 다음 앨범이 나올 수 있다고 하시네요. 일단 기획한 건 하시는 분이라 後앨범도 웬만하면 나오기야 하겠지만 이번 앨범이 아주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승환은 가만 보면 음악하는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 퀄리티에 워낙 신경을 많이 쓰고 돈도 많이 쓰고 인디후배들도 잘 챙겨주시고 그러다 보니 음악하는 사람들 중에 이승환 싫어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습니다.ㅎ


제가 알기로는 『Dreamizer』앨범도 돈을 상당히 많이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앨범은 더 많이 투자했다고 하네요. 외국에서 믹싱 마스터링도 많이 하고 외국세션도 많이 쓰고 그렇게 녹음한 것도 맘에 안들면 다시 빼버리고 국내세션으로 교체하기도 하고 암튼 그런식으로 상당히 많은 돈을 쓰십니다. 국내에서 서태지, 이승환, 이승철님 등이 아마도 제일 돈 많이 써가면서 작업하시는 듯 하네요. 뭐 돈이 많이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퀄리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 어쩔 수 없죠.

이승환님이 워낙 사운드에 자신이 있다보니 이번 앨범이 역대 최고 사운드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도대체 사운드가 뭘 말하나 싶은 분들도 많으시겠죠. 사실 이런 앨범은 좀 좋은 스피커에서 들어야 제맛인데 안타깝게도 일반인들이 듣는 스피커로는 음악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다 보니 이승환 앨범의 묘미가 제대로 안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멜로디 위주로 들으실텐데 사운드 좋은 앨범에 한 번 빠지면 사운드 안좋은 앨범은 손이 잘 안갑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신경썼다고 하는데 듣는 사람은 별로인 경우가 대부분 이런 상황이죠. 여건이 되는 분이라면 꼭 좋은 스피커에서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가 스피커는 음역대를 골고루 재생하지도 못하고 스테레오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사운드의 깊이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 조금의 차이를 위해(사실 부분이 모여서 전체적으로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만..) 몇 천에서 몇억을 투자하는 건데 듣지 못하면 좀 안타깝습니다.


이번 앨범은 다행히 일시적으로 품귀현상도 있고 차트도 1위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 같네요. 다음에서 쇼케이스도 하시고 스케치북도 출연하시고 이번에는 홍보를 좀 많이 하시는 거 보니 기둥뿌리이야기가 사실이긴 한가봅니다. ㅎㅎ


앨범 발매 전에 앞서 이승환님의 페이스북에서 타이틀곡 「너에게만 반응해」의 녹음트랙 몇개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DreamFactoryClub/posts/606820889404445

국내에서는 멀티트랙을 보통 공개하지 않는데 후배들 공부하라고 이승환님께서 공개를 하셨네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들어볼 수 있습니다. 녹음 사운드도 예술이고 연주도 엄청 장난 아니네요. 요새 제일 잘나가는 기타세션 홍준호님의 기타연주도 압권입니다.


이번앨범의 크레딧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네이버뮤직



지난 10집에서도 황성제님이 편곡을 많이 하셨는데 이번에도 편곡을 많이 하셨네요. 활동이 좀 뜸하신게 아닌가 싶었는데 이런 대박앨범 작업중이셨네요. 곡도 잘쓰고 특히 편곡이 정말 ㅎㄷㄷ한 분입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이름도 몇개 보이는데 아마도 브라스하고 스트링 편곡하신 분들이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이번 앨범 타이틀인 「너에게만 반응해」가 대중적이면서 좋긴한데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트랙은 03.어른이 아니네 하고 10.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이렇게 두개입니다.


특히 「어른이 아니네」트랙이 진짜 믹싱이 미쳤습니다. 처음 보컬듣는 순간부터 "뭐지!?"하는 느낌이 듭니다. 내쉬빌가서 믹싱, 마스터링 해온 앨범은 국내에도 많이 있었는데 이건 정말 악기하나하나가 살아 있으면서도 공간배치가 너무나 깔끔해서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역시 돈이 좋긴 좋구나'라는 생각도 드네요. 계속 이승환님처럼 돈이야기와 사운드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사실 아무도 관심없어하던데 말이에요. ㅎㅎ  어쩔 수 없어요. 음악하는 사람들은 관심사와 듣는 귀들이 비슷해서..;;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이 트랙은 다이나믹 레인지에서 놀랐습니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굉장히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점점 대중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한스짐머 음악을 국내 OST제작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따라하는데 그 엄청나게 고급스러운 다이나믹 레인지 표현은 못 따라하거든요. (물론 시간있고 돈 있고 여건되면 국내 뮤지션 및 엔지니어도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스짐머 음악 혼자 만드는 거 아닙니다. 영화 다크나이트 음악파트에는 52명, 사운드디자인 파트는 33명이 투입됐습니다.)  어쨌든 이 트랙에 나오는 스트링 파트의 다이나믹 레인지 표현이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이 트랙 뿐만 아니라 「Life's So Ironic」의 드럼 사운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새는 내쉬빌 사운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음악 퀄리티들이 좋아졌는데 이승환 앨범은 미국에서 나왔어도 상위권의 사운드라고 생각되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Dreamizer 앨범이 더 좋지만 (제가 그래서 대중성이 없는지도..) 이번 앨범도 전체적으로 퀄리티는 최상이고 많이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나온 동방신기 앨범도 정말 대박이었는데 국내에 이렇게 뛰어난 앨범들이 많이 나오니 기분이 좋네요. 지금은 싸이가 최고라지만 제 예상에는 아마 몇년 안에 국내 음악시장이 훨씬 더 대접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퀄리티로만 놓고 보면 세계 어디에도 절대 꿀리지 않을 정도로 국내 뮤지션들 정말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판이 더 커지고 개성만 좀 더 갖추면 한국음악이 세계에서 더욱 더 인정받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여건만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겟네요.


돈 얘기, 사운드 얘기만 하다가 급 피곤해져서 마칩니다. 결론은 강추! (이지만 웬만하면 사운드 좋은 스피커로 감상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근데 괜찮은 것들은 거의 100만원이 넘어간다는 안타까운 사실.. 제발 스피커 좀 싸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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