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스피커가 필요한 이유
스튜디오 사진이나 작업실 사진을 보면 항상 모니터 스피커가 있습니다. 레슨생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 중에 하나가 '모니터 스피커가 꼭 필요하냐?'인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꼭'필요합니다. 음악 장비를 단 하나만 살 수 있다면 저는 무조건 모니터 스피커나 모니터용 헤드폰을 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음악하는 사람이 모니터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은 그래픽작업해서 밥벌어먹고 사는 사람이 모니터 좋은거 쓰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 쪽에는 심지어 아직까지 CRT모니터를 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모니터 스피커말고 일반스피커인데 모니터링이 가능할 정도로 퀄리티가 뛰어난 것이 있다면 별도의 모니터링 스피커가 필요없을 수도 있겠지요.
모니터 스피커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 이유는 해상도 때문입니다. 일반 저가형 컴퓨터스피커나 TV등에 달린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 해상도가 훨씬 높습니다. 해상도가 높으면 음 분리도가 높아서 각각의 소리가 훨씬 더 잘 들립니다. 또한 리버브양이나 컴프레서 걸린 정도를 파악하기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사운드해상도나 그래픽해상도나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윈도우 그래픽 해상도를 800X600으로 할 때와 1680X1050으로 할 때는 많은 차이가 있겠죠. 일반 사운드카드와 스피커에 비해 전문가용 오디오 장비는 해상도가 훨씬 좋습니다. 당연한 얘기지요. 오디오 인터페이스 가격만 해도 10만원이 훌쩍 넘어가고 모니터스피커도 30만원이 넘어가니까요.
두번째 이유는 주파수응답(Frequency Response)때문입니다. 주파수 응답은 입력에 대해 출력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주파수별로 나타낸 것입니다.
Mackie HR624의 주파수응답 그래프
Yamaha Msp5a의 주파수응답 그래프
Yamaha HS50M의 주파수응답 그래프
모니터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은 평탄하게 나옵니다. 주파수 응답이 평탄하다는 것은 소리를 왜곡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보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파수 응답이 평탄한 스피커로 모니터하면서 작업을 해야 나중에 다른 곳에서 들었을 때 균형잡힌 소리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주파수응답이 평탄하지 않은 저가 이어폰 같은 것으로 작업을 하면 나중에 다른 곳에서 들었을 때 의도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해상도가 좋고 주파수 응답이 평탄한 스피커는 다른 사람의 곡을 카피하거나(표절 말하는 거 아닙니다.) 감상할 때도 훨씬 잘 들립니다. 그래서 감상용 스피커도 고가로 갈수록 대체로 주파수응답이 평탄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항상 그런 건 아니구요.)
노트북에 달린 스피커나 저가이어폰은 구조상 베이스가 상당히 약하게 들립니다. 이런 것으로 베이스를 작업하면 제대로 된 스피커에서 들었을 때 베이스가 무척 크게 들릴 확률이 높습니다. (초보 시절 경험담입니다.) 베이스가 안들린다고 소리를 계속 올리다 보면 밸런스가 깨져 버리는 거죠. 베이스 뿐만 아니라 킥소리 모니터링 하기도 굉장히 힘듭니다. 특히 클럽에 나오는 음악처럼 저음이 강해서 심장을 울리는 그런 킥소리는 작업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제가 테스트 삼아 음원을 올려놨습니다.
All B by Boni K
위 두 음원을 듣고 다른 점을 찾아보세요. 참고로 정답은 아주 쉽습니다. 하지만 해상도가 낮은 스피커나 헤드폰으로 듣는다면 그 차이를 별로 못 느낄수도 있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아~~'한다면 스피커가 안좋거나 음악을 잘 모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 테스트는 감각이 좋거나 음악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정답은 아래에 있습니다.)
그럼 정답을 공개합니다.
Piano B by Boni K
정답은 바로 피아노 보이싱에 있습니다. A와 B는 피아노 보이싱이 다릅니다. B에 나오는 피아노는 텐션이 추가된 보이싱입니다. 피아노를 집중해서 들어보시면 B쪽이 훨씬 세련되고 간지난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하나만 들으면 아주 쉬운데 여러개를 같이 들었을 때 어려웠다면 아까도 이야기 했다시피 스피커 문제거나 텐션이 뭔지 잘 모르거나 귀에 문제가 있거나 셋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실 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보다는 텐션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겠죠.
이 짧은 곡의 피아노 부분은 Lupe곡 중의 하나인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요. 거기에 나오는 피아노 패턴이고 나머지는 제가 그냥 대충 넣은 것입니다. 이 곡에는 총 5개의 악기가 쓰였습니다. 각각의 파트가 잘 들렸는지 확인해 보세요. 특히 이어폰이나 노트북 등으로 들으시는 분들은 베이스가 잘 안들렸을 겁니다. 해상도가 떨어지는 스피커라면 신스쪽이 명확하게 안들렸을 겁니다. 테스트 해 보시고 내 모니터링 시스템에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모니터 스피커나 모니터 헤드폰을 사는 것이 낫겠지요.
Synth2 by Boni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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