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음악 작업실 셀프공사 전 사진입니다

음악 장비/작업실 2017년 9월 29일

몇주 간 작업실공사한다고 아무것도 못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서 블로그 질을 재개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공사 전 상태사진만 있습니다.

그 전에는 집에서 주로 작업을 했고, 방음에 유리한 구조라 작업에 큰 무리는 없었지만 좁기도 하고, 아무래도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내기에는 좀 불편해서 작업실을 계약하게 됐습니다. 요즘에 한층을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는 닭장같은 임대작업실도 많던데 그런 곳은 가벽이라 생각보다 방음이 안되는 곳이 많고 가격도 별로 싸지 않고 그냥 개인적으로 그런 곳을 매우 싫어하다보니 후보에서 배제 시켰습니다.

저는 중랑구에 살고 같이 작업실을 사용할 친구가 공릉동에 살아서 공릉에서부터 작업실을 찾아 다녔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공릉역, 태릉입구역, 화랑역, 봉화산역, 먹골역 쪽을 둘러봤습니다. 괜찮은 곳도 한두군데 있긴했지만 대부분 너무 비싸거나 전철역에서 너무 멀거나 아랫층에 주택이거나 하는 이유로 계약을 안했습니다. 그러다가 집에서 가까운 먹골역 쪽에 상가건물 4층에 있는 옥탑을 계약하게 됐습니다.

처음에 건물 봤을 때 상태가 좀 많이 안좋아서 (지금도 썩 좋지는 않지만) 계약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위치는 아주 좋고, 작업실은 갖고 싶고, 돈은 없고, 어차피 고급진 거 안어울리고 해서 열심히 몸으로 때우자는 마음으로 일을 벌였습니다. 계약하고 나서 하나 하나 자세히 뜯어보니 제대로 시공이 안되어 있던 부분도 있고 관리도 제대로 안되어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기록을 남길 겸 해서 사진을 쭉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공사가 된 상태에서 이 사진을 다시 보니 아찔하네요. ㅎ

시간을 많이 낼 수 있어서 노가다 알바한다 생각하고 대부분 셀프로 했습니다. 자세한 셀프 시공 방법은 다른 곳에 좋은 정보가 많으니 생략합니다.


작업실 도면

우선 노가다를 하기 전에 줄자로 사이즈를 재고 도면부터 만들었습니다. 자세한 도면은 스케치업으로 만들거라 워드프로세서로 대충 사이즈만 알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계단을 올라오면 작업실 현관문과 옥상으로 나가는 문이 있습니다. 작업실 반대쪽에도 옥상으로 나가는 문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작업실에서 복도쪽으로 문틀이 있는데 문짝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문과 창문

옥상으로 나가는 첫번째 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죄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은 입구로 통하는 계단입니다. 위쪽에 안쓰는 조명을 제거해야 되는데 2단 사다리가 없어서 지금도 못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옥상으로 나가는 첫번째 문입니다. 바람이 좀 들어오지만 그 정도야 문풍지로 막으면 되죠. 가장 상태가 좋은 문입니다.


작업실 입구 현관문입니다. 오래되서 더럽고 이상한 아크릴판이 실리콘으로 붙어있고 락카같은 것으로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나중에 싹다 제거 하고 청소를 했습니다. 문짝도 경첩이 부러져 있어서 제대로 고정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경첩도 교체했습니다. 자물쇠 부분도 제대로 문틀에 걸리지 않아 해머드릴로 걸쇠 구멍을 조금 넓혔습니다.


위는 작업실 입구 현관문을 어느 정도 청소를 하고 난 후의 사진입니다. (안에서 찍음) 이 문은 나중에 3M 블랙코트(상온 흑색 착색제)로 검은 색으로 바꿨습니다.


위 사진은 현관쪽 창문입니다. 역시 락카로 S가 쓰여 있고(뭘 쓰려 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창문 한쪽이 다른 것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문틀에 안맞아서 실리콘으로 고정되어 있는데다가 유리도 없습니다. 여기는 나중에 우드락+차음제로 막아 버렸습니다.


여기는 작업실 내 창문 중 하나인데 전에 쓰던 사람이 압축스티로폼으로 막아 버렸습니다. 창이 제대로 안닫히던데 겨울에 추웠나 봅니다.



작업실 내부에서 복도쪽으로 나가는 곳입니다. 문틀은 있는데 문짝이 없습니다. 여기에다 달려고 ABS도어를 주문했는데 추석이라 배송이 지연되서 추석 끝나고 온다네요. 주문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뭐 할 일 많으니 괜찮습니다.




옥상으로 나가는 두번째 문입니다. 일단 문짝 상태 엉망이고 경첩 다 제대로 고정안되서 문짝 제대로 안달려 있고 자물쇠 당연히 안되고 유리도 깨져있습니다. 문틀과 문짝을 여러번 달려다가 실패했는지 구멍 겁나 많습니다. 나무문이나 나무문틀이면 나무젓가락 꼽고 다시 달면 깔끔하게 달 수 있는데 이런 샷시문은 경첩을 옮겨 달아야 합니다. 근데 구멍이 겁나 많아서 자리도 없습니다. ㅎㅎㅎ 임시방편으로 완전히 뗐다가 다시 달았는데 나중에 아예 문을 교체할 계획입니다.


옥상 쪽 창문입니다. 전기 인입선과 전화선, 인터넷선이 타공이 아닌 창문으로 통과되고 있어 창문이 끝까지 닫히질 않습니다. 한전에 전화했더니 자기들 소관 아니라하고 건물주에게 인입선 공사를 부탁했는데 거절 당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절연장갑 좋은 거 사서 해머드릴로 타공하고 선을 옮겨 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차단기 내리고 내선작업하는 거나 끄적거려봤지 활선을 건드리기는 힘들어서 포기하고 나중에 틈을 막아 버리기로 했습니다.



바닥


 작업실 바닥은 장판인데 비교적 양호했고, 복도쪽 바닥은 뭐라 불러야 될지 모를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작업실 내부 바닥 장판입니다. 색깔이 촌스럽지만 다른 곳에 비해서는 양호 했습니다. 여기저기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아 찍힌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기도 마음같아서는 데코타일이나 좋은 장판으로 바꾸고 싶지만 일단 그냥 빡세게 청소만 하고 쓰기로 했습니다.



복도 쪽 바닥은 헬 오브 헬이었습니다. 장판이 제대로 안깔려 있길래 들춰봤더니 가관이었습니다. 원래 도끼다시(인조석) 바닥인데 아주 오래된 세월을 거쳐 박스와 장판, 먼지와 오물이 바닥과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강력한 세재와 스크래퍼와 철수세미로 미친듯이 닦아서 그나마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있게 만들어 놓긴했는데 초반에 그냥 도끼다시 청소 업체에 부탁할 걸 그랬습니다. 바닥상태가 완전히 엉망이라 그 분들도 아마 혀를 내두르긴했을겁니다. 노가다 하면서 여기 바닥이 제일 빡셌습니다.


작업실 내부

 작업실 내부도 당연히 상태가 안좋았습니다.



내부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단열재가 압축스티로폼이 시공되어 있었습니다. 단열재로 압축스티로폼 안쓰고 아이소핑크같은 제품 쓴지도 꽤 됐는데 아직 압축스티로폼인 걸 보니 건물이 많이 오래됐다는게 느껴지네요. 문제는 압축스티토롬 위에 석고보드나 합판을 대고 그 이후에 마감시공(벽지나 퍼티)을 해야 하는데 압축스티로폼 위에 바로 벽지를 붙여서 벽지가 떨어져 나간 곳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압축스티로폼 자체도 콘크리트 벽과 제대로 밀착이 안되어 있어서 군데 군데 떨어져 너덜거렸습니다. 제대로 공사를 한다면 압축스티로폼을 전부 제거하고 아이소 핑크를 시공하고 석고보드나 합판 시공하고 그 위에 벽지나 페인트를 발라야 합니다. 근데 아무래도 저 혼자하거나 여자친구랑 둘이 하다보니 너무 빡세고 자재비도 많이 나올 거 같아서 그냥 압축 스티로폼이 너덜거리는 곳을 보수 했습니다.

커텐과 너덜거리는 벽지를 제거하고 제대로 접착이 되어 있지 않은 압축스티로폼 빈 공간을 폼보드와 우레탄 폼, 실리콘을 쏴대며 보수를 백업제를 사용하면 면이 고르지 않아서 일일히 폼보드를 잘라 넣었습니다. 그 후에 고른 면이 되도록 아크릴 퍼티로 줄퍼티를 하고, 핸디코트로 2차퍼티를 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올퍼티를 해서 완전히 고른 벽을 만들고 싶었는데 핸디코트 25kg짜리가 세개는 필요하더군요. 올퍼티도 빡세지만 핸디코트 들고오는게 너무 빡세서 포기했습니다.

에어컨 배관을 연결했던 타공구멍이 있었는데 에어컨을 언제 설치할 지 몰라 일단 우레탄 폼으로 막아두었습니다.

작업실 내에는 큰 가벽이 하나 있는데 처음에는 제거를 할까했지만 잘 꾸미면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 붙어 있는 벽이 가벽입니다. 가벽이 어떤 종류인지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안쪽에 압축스티로폼이 있고 바깥쪽에는 철판이 덧대어있는 가벽입니다. 여기는 나중에 우드락, 핸디코트 신공으로 파벽돌 벽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거 하려고 헌집줄게 새집다오, 내방의 품격 엄청 봤습니다. ㅎ



전기와 전선


 전기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각종 전선과 인터넷선 전화선도 지저분하게 걸려 있고 벽면에 있는 콘센트는 전부 작동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작업실 내 조명도 전기가 안들어왔습니다. 예전에 사용했던 배전함은 그대로 벽에 걸려있고 인입선도 창문으로 들어오고, 콘센트는 한 라인으로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안쓰는 선들이 어찌나 많은지 골라가며 제거하라 빡셌습니다.


오래된 배전함입니다. 아마 10년은 넘게 사용안한 것 같습니다. 오래된 배전함과 전선은 벽에서 제거를 해 버렸습니다.


그나마 나중에 연결된 배전함입니다. 누가 공사했는지 이따위로 해놓고 돈받아 간 거 보면 참 그렇네요. 셀프라면 인정.. 배전함을 이쁜놈으로 사다가 누전차단기를 전부 다시 연결하고 싶지만 제가 쪼랩이라 역시 활선을 건드리는 것은 꺼려지므로 이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굵고 늙고 못생긴 선은 나중에 콘센트 라인 추가를 위해 제가 시험삼아 연결해 본 것입니다.


노출로 연결된 놈들은 전기가 들어옵니다.


매립된 콘센트는 사용한지가 오래된 듯 합니다. 이걸 살리는 건 너무 공사가 커지고 비용도 쎄서 포기했습니다.

 전기는 제 능력으로 한계가 있어 업자를 불러서 내선공사를 했습니다. 오래 전에 사람들도 전기공사를 했는데 누수로 인해 벽면 콘센트에 문제가 생겨 노출로 연결한 듯 보였습니다. (그냥 예상입니다.) 벽면 콘센트를 살리려면 대공사와 더불어 누수공사까지 해야 할지 모른다고 해서 일단 벽면 콘센트는 포기하고 노출 콘센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조명쪽 전기도 손보고 조명을 켜봤더니 형광등이 전기를 너무 많이 먹고 있었습니다. 작업실 안쪽에서만 20W가량 소비하는 램프가 14개가 돌아가니 조명만 켜도 계량기가 빨리 돌더군요. 조명을 나중에 직접 레일조명으로 교체하면서 소비전력이 적은 놈들로 교체를 했습니다.


그 밖의

옥상이 넓어서 화분도 좀 가져놓고 그래야 하는데 귀찮아서 차차 하기로 했습니다. 화장실터도 있는데 일단 청소만 해놓기로 했습니다. 간만에 포스팅 하려니 빡세네요. 시공사진과 시공 후 사진은 별도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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